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상처받은 아이와 펼치는 팽팽한 진실공방…연극 '엘리펀트송'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황수정 기자] "'사랑한다'라고 했으면 진짜 최고였을 텐데, '미안하다'라고 했어도 눈물이 났을 거에요. '도와달라'고만 했어도 이해했을 텐데, 엄마가 뭐라고 한 줄 알아요? 음정 세 개를 틀렸어."

연극 '엘리펀트송'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자인 환자 마이클, 그의 담당 수간호사 피터슨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국내에서는 배우 자비에 돌란의 주연 동명영화로 먼저 알려졌으나, 연극이 원작으로 2015년 국내 초연 이후 올해 삼연을 맞았다.

극은 처음부터 긴장감이 팽팽하다. 로렌스 박사의 행방을 알아내려는 그린버그와 마이클에 대해 경고를 하는 피터슨의 대화로 시작, 처음부터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경쾌한 콧노래로 등장을 알린 마이클은 천진난만한 모습과 달리 그린버그와 팽팽한 기싸움을 펼친다. 관객들은 결말에 이를 때까지 숨 한 번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마이클은 세 가지 조건 '진료기록을 보지말 것, 초콜릿을 줄 것, 피터슨은 제외할 것'을 걸고 그린버그에게 진실을 말할 것을 약속한다. 물론 마이클의 답변을 듣기는 쉽지 않다.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고, 피터슨에 대한 인격모독성 발언, 로렌스 박사와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극 초반, 관객들은 그린버그의 심정으로 마이클을 바라보게 된다. 답답하거나, 짜증나거나.

그러나 작품은 반전의 연속이다. 마이클의 엉뚱한 답변들은 사실 그의 상처를 담고 있었고, 극이 끝날 때는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퍼즐이 맞춰진다. 마이클은 사실 하루살이 사랑으로 태어나,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일 뿐. 엄마의 이야기, 아빠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은 이제 마이클에게 안타까움과 동정심, 슬픔을 느끼게 된다. '음정 세 개의 가치보다 못했다'고 아파하는 그와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극중 '코끼리'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마이클이 트라우마를 갖게 된 이유이자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는 통로. 마이클은 '앤소니'란 이름의 코끼리 인형을 친구로 여기고, '앨리펀트송'을 부른다. 두 가지는 엄마로부터 유일하게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것들로, 그가 얼마나 사랑에 굶주렸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무대는 별다른 효과 없이 마이클의 트라우마를 얘기할 때만 조명과 음향이 사용된다. 모든 이야기는 로렌스 박사의 사무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장소 이동도 없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열연으로 무대는 꽉 찬다. 특히 마이클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은 무대 등장 이후 극이 끝날 때까지 퇴장하지 않는데, 쏟아지는 대사와 격변하는 감정, 디테일 가득한 행동들까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코끼리는 모계사회에 살고 있죠. 코끼리는 동족의 뼈를 알아봐요. 게다가 가족의 죽음을 슬퍼한대요. 다윈이 말했어요. 코끼리는 눈물흘리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악어를 제외하고요. 코끼리는 포유류 중 임신 기간이 제일 길다고 해요. 22개월간 새끼를 품고 있대요." 마이클이 코끼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극 초반 나왔던 이 대사는 모든 진실을 마주한 관객에게 더욱 가슴 아프게 와닿는다. 연극 '엘리펀트송'은 오는 11월 26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나인스토리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사진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23일 발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첫 상업발사체 '한빛-나노'의 발사를 한국시간 오는 23일 오전 3시 45분에 재시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20일 발사를 앞두고 추진제 충전 과정에서 2단 액체 메탄 탱크 배출 밸브의 간헐적 미작동을 확인하고 발사를 중단했다. 해당 밸브는 발사체 상단부 압력 제어를 담당하는 부품으로, 작동 불량 시 탱크 파열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고려해 예방적으로 발사를 중단했다. 이노스페이스 '한빛-나노' 발사체 전경 [사진=이노스페이스] 2025.12.21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후 점검 결과 배출 밸브 외 추가 이상은 없었으며, 예비품으로 교체가 가능한 상태다. 발사 일정은 브라질 공군과의 협의를 거쳐 발사 윈도우 마지막 날인 12월 22일(브라질 시간) 오후 3시 45분으로 확정됐다. 다만 당일 비 예보가 있어 기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로 고객 위성 5기를 고도 300km,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고, 비 분리 실험용 탑재체 3기에 대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수종 대표는 "발사체 개발과 발사 운용은 고난도 기술 영역인 만큼 남은 시간 면밀히 점검해 안전하고 성공적인 발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12-21 17: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