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몽환적 화면과 독특한 분위기의 유럽 로맨스 '나의 엔젤'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해리 클레븐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서로를 마음으로 느끼며 사랑한 두 남녀의 만남을 그렸다.
영화 '나의 엔젤'은 태어날 때부터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소년 엔젤과 앞을 볼 수 없는 소녀 마들렌의 꿈같은 러브스토리다. 결코 상대와 눈을 마주할 수 없는 두 사람이 마음 속 깊은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이 섬세한 화면과 어우러진다.
소년 엔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다양한 색깔로 가득하다. 이 색들은 극의 흐름을 따라 어둠과 순수, 사랑과 후회, 격정, 안정 등 다양한 감정을 칠해간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투명인간 아이를 낳은 루이스(엘리나 로웬슨)의 절망부터 엔젤과 마들렌의 순수한 첫만남, 이별과 재회,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총천연색 물감으로 채워낸 느낌이다.
아무래도 영화의 중심은 엔젤과 마들렌의 사랑. 두 소년소녀가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어쩐지 소설 '소나기' 속 애틋함이 묻어난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둘의 만남은 우정에서 사랑이 되고, 이 과정에서 마들렌이 눈을 치료하러 떠나며 뜻밖의 위기가 닥친다. 몰입감이 꽤 좋은 영화로, 관객은 절망에 빠진 엔젤과 설렘을 안고 돌아온 마들렌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숨죽이게 된다.
가을로 막 접어드는 극장가와 어울리는 '나의 엔젤'은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로맨스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면서 '렛 미 인'과 '그녀'를 이을 판타지 로맨스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애틋하고 독특한 이야기, 유럽 영화만의 색감과 감각으로 가득한 '나의 엔젤'은 가을이 막 시작되는 지금,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사진=퍼스트런·CGV아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