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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행 상품을 보면 한국 금융이 보인다

기사입력 : 2017년10월09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10월09일 09:00

은퇴자 특화서비스로 저금리 환경 돌파
보장성보험 집중 판매 + 개인별 가격 차등화

[뉴스핌=강필성 김승동 기자] 저성장, 저금리, 소비 감소 그리고 인구 감소, 고령화 등 문제가 한국 경제, 특히 금융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금융의 미래는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앞서 이 모든 것을 경험했던 이웃 국가인 일본에서 답을 찾고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국의 금융사들은 일본이 앞서 했던 것들을 따라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경제에서는 일본과 같은 버블 붕괴는 없었지만 일본의 장기 저성장이 생산력 저하, 고령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한국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일본은 한국과 가장 닮아 있는 동시에 20년 앞서 같은 고민을 했던 나라”라고 평가했다.

◆ 일본 은행, 단카이 세대에 집중하다

일본의 은행권은 최근 10여 년간 숨가쁘게 변신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 은행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은퇴자였다. 거액의 퇴직금에 매달 공적연금을 받는 '단카이(團塊) 세대'가 새로운 부유층, 준부유층 집단으로 등장했기 때문. 단카이 세대란 2차대전 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677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다. 지난해 9월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27.3%에 달한다. 그리고 이들의 소비 비중은 일본 소비시장의 절반에 육박한다.

그렇다 보니 은행은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했다. 퇴직금 운용 지원, 생활 지원 등을 콘셉트로 한 상품을 출시하고, 예비 은퇴자를 대상으로 공적연금 수급계좌 및 퇴직금 유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회원제 ‘퀄리티 라이프 클럽(QLC)’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1000만엔(약 1억원) 예치 등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가입비·연회비를 무료로 하는 전용 웹사이트를 운영했다. 회원 대상의 특별 이벤트나 공연·세미나도 열었다. 금리 우대 등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화로 24시간 건강, 식생활, 마인드 등에 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여행 상품까지 안내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SMBC클럽 50s’도 은퇴자를 위한 상품이다. 50세 이상 500만엔(약 5000만원) 이상 예치하면 별도의 가입비·연회비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전용 웹사이트를 통한 정보 제공 및 노년생활 관련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중 500만엔 규모의 펀드나 개인연금보험 등에 가입한 고객은 프리미엄회원으로 등록돼 여행 및 스포츠 관련 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지방은행도 마찬가지. 일본 지방은행 중 37%가 연금수급자 대상 회원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기념일 선물, 제휴업체 할인, 친목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 저금리 시대, 비이자수익에 집중한 日

1991년 연 6%에 달하던 일본 기준금리는 이후 4년간 9차례 걸쳐 인하돼 연 0.5%까지 급락했다. 역사상 경험할 수 없었던 초저금리 시대가 시작됐고, 지난해엔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수익원인 예대마진은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는 일본 은행의 생존전략이었다.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비이자수익 비중이 높다는 것은 시장 금리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음을 뜻한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은행도 똑같이 직면하고 있다.

2014년 말 일본 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35%로 한국 4대 시중은행의 2배가 넘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령자가 자리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일본인 평균 투자신탁 보유율은 8.6%인 데 비해 70대 이상의 투자신탁 상품 보유율은 20%에 달한다.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등 인구·사회 트렌드 변화에 따라 원활한 부의 이전을 지원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세제 정비 노력과 금융 니즈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신상품 개발 노력이 일본 신탁업 활성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 개인별 보험료·혜택 차등화 상품의 등장

일본 은행들이 비이자수익 확대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했다면 보험사들은 건강 관리에 집중했다. 이전까지 보험 서비스는 ‘사후약방문’과 같았다.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 하지만 장수 시대, 고령화의 진전과 함께 생존 시에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서비스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아직 한국 개인보험시장의 주력 상품은 종신보험이다. 종신보험은 조기사망 시 거액의 보험금을 보장한다. 일본 보험시장에선 경제성장기에 종신보험 중심으로 생명보험이 발전했다. 하지만 현재 종신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2014년 연 2조5000억엔(약 25조원)에 달했던 일본 종신보험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000억엔(약 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저금리 영향이다.

종신보험은 가입자에게 무조건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가령 30세에 1000만엔(약 1억원)을 보장받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사망 시점에 보험사는 무조건 1000만엔을 지급한다. 그러나 금리가 낮아지니 보험사는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낼 수 없게 됐다. 1000만엔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가입자에게 1100만엔 이상을 받아야 수지타산이 맞게 된 것이다.

현재 한국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보험의 10년 초과 최저보증이율은 대부분 0.5%를 적용한다. 즉, 한국 보험사들도 10년 후에는 기준금리가 0.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일본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시장에서 발을 뺐다. 그리고 건강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도쿄마린안신생명보험은 2년 동안 일평균 8000보 이상 걸으면 3년째에 최대 1개월 납입보험료를 돌려주는 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많이 걸으면 그만큼 건강해지고 건강해야 많이 걸을 수 있다는 통계를 활용한 것. 보행 수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수집한다.

다이이치생명 자회사 네오퍼스트생명은 평균수명이나 기대여명 대신 건강연령을 접목한 건강보험을 판매 중이다. 건강수명을 접목한 이 상품은 3년마다 건강진단 결과 등을 바탕으로 가입자 개개인의 보험료를 차등화한다. 연령이 같더라도 건강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셈이다. 이는 아직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형태다.

아울러 일본은 조기 사망하면 적립금을 받지 못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조기사망자의 적립금을 장수하는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것. 덕분에 내는 보험료 대비 향후에 받는 연금액이 많아 가성비가 우수하다. 즉, 건강하면 더 적은 돈을 내고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개인별 산정, 심사 강화가 해법으로

일본 보험시장이 국내에 시사하는 것은 장기 저성장이 필연적으로 가져오는 저금리 시대에 대한 준비다. 단기적으로 일본과 같은 마이너스 금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보험상품을 팔기만 해도 고금리로 수익을 내던 시대는 다신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우리 보험시장도 일본처럼 개인별 손해율을 산정하고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인수심사)을 더 발전시키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저금리로 인해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과거 일본도 저축성보험을 팔아 규모를 늘렸지만 이제는 보장성보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의 핵심인 언더라이팅을 더 발전시켜 개인별 리스크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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