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신제품 효과에 황금연휴 겹친 ‘대목’
할인율 높아지고 불법지원금 난무로 시장 몸살
정부 단속 강화, 현실적인 정부 대책 마련 ‘시급’
[뉴스핌=정광연 기자] 10일에 달하는 추석연휴를 앞둔 이동통신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와 겹친 ‘대목’이지만 정부의 잇단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8과 V30이 동시 출시된 21일 이후 28일까지 번호이동건수는 총 12만8254건으로 일평균(24일 휴무 제외) 1만8322건 수준이다. 이는 두 프리미엄폰 출시전 9월 평균인 1만5345건보다 19% 늘어난 수치다.
특히 갤노트8이 사전예약에서만 85만대 가량 팔렸다는 점과 V30에 공격적 프로모션 등을 감안하면 10일 ‘황금연휴’에 고객들이 대거 집중될 전망이다. 이번 추석연휴기간에는 일요일인 1일과, 4일, 5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번호이동, 기기변경, 신규가입 등의 업무가 모두 가능하다.
연휴가 길어 시간이 넉넉하고 기존 요금할인율 20%가 25%로 상향된 상태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이통사를 옮기기에는 최적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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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대리점 <사진=뉴스핌DB> |
하지만 정작 이통시장 분위기는 애매하다. 대목은 맞지만 잇단 통신비 인하 정책 때문에 수익성이 낮아져 장사가 잘 되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통사 입장에서는 5%p 증가한 요금할인율이 부담스럽다. 높아진 할인율탓에 공시지원금의 의미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대부분의 고객들은 요금할인율을 선택하고 있다. 갤노트8만 하더라도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든 요금할인 혜택이 공시지원금보다 훨씬 크다. 5%p의 추가 할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활발한 시장이 반갑지만은 않다.
골목상권인 유통점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통사는 통신 서비스만 제공하는 단말기 판매는 제조사나 대형 판매점이 담당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될 경우 대다수의 유통점들은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유통점 관계자는 “직영 대리점이나 대형 판매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골목상권을 죽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정부가 통신비를 낮추고 있는데 왜 당신들은 스마트폰 가격을 이렇게 비싸게 받느냐는 소리를 들으면 맥을 풀린다”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추석연휴 동안 불법 지원금 살포 차단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10월 1일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지만 여전히 공시지원금을 넘는 지원금, 또는 물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예를 들어 이통3사가 지원금을 30만원으로 책정하면 대리점 또는 판매점에서 그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건 단통법 위반이다.
이에 방통위는 30일부터 10월9일까지 이통3사 및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함께 ‘전국 특별상황반’을 운영, 불법지원금 지급 등을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불법지원금 살포가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이른바 ‘떴다방’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정부가 모니터링 강화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통시장의 혼란은 결국 단통법이란 이름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것이 오히려 문제였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시장에게 맞기고 정부는 조율자 역할을 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