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인하 주가 반영 미미..에너지 섹터 반사이익 클 전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 개혁안을 내놓은 가운데 의회가 이를 승인할 경우 뉴욕증시에 커다란 판도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고 있다.
전반적인 법인세 인하가 경기 부양과 주가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고 업종 및 기업별 명암에 따라 주가 향방에도 커다란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엑손 모빌 <출처=AP/뉴시스> |
시장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우선 뉴욕증시가 법인세 인하를 거의 기대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된 점이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S&P500 기업 가운데 세율이 높아 법인세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이 가장 큰 것으로 기대되는 50개 종목의 주가가 최하위 세율을 적용 받는 50개 기업에 비해 11% 이상 뒤쳐진 것으로 파악됐다.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와 헬스케어 개혁까지 주요 공약들이 좌초되자 투자자들이 세금 인하에 대한 기대 역시 접었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세제개혁안이 발표된 뒤 달러와 주가가 동반 강세를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세제개혁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주식시장에 작지 않은 호재가 될 것이라는 데 투자은행(IB) 업계가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행 35%의 법인세를 20%로 떨어뜨리는 데 초점을 둔 트럼프 대통령의 개혁안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15%에 못 미치지만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법인세 1%포인트 하락에 따라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1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월가가 제시하는 내년 S&P500 기업의 EPS는 130달러다. 이는 세금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따라서 법인세 인하안이 의회에서 승인될 경우 내년 기업 EPS가 11.5%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도이체방크는 섹터별 주가 향방에 뚜렷한 명암이 가려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2002년 10%포인트까지 좁혀졌던 법인세 최상위 및 최하위 기업의 세율 격차가 최근 21%포인트까지 상승했고, 세금 인하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또 한 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이체방크는 IT 섹터의 세금 부담이 23%에 불과하기 때문에 애플을 포함한 일부 기업이 해외 이익금을 송환한다 하더라도 세금 인하에 따른 수혜가 지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헬스케어 섹터도 마찬가지다. 관련 기업들의 세율은 24%로 법인세율 하위 그룹에 해당한다.
반면 에너지 섹터의 경우 법인세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의 세율은 38%에 이르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훈풍을 낼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