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컬처톡] 학생vs선생, 시대가 만든 비극…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황수정 기자] "신은 우리에게 선택의 자유를 줬다" 러시아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말처럼 우리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선과 악, 타협과 정의, 쉬운 길과 어려운 길 등등. 그 중에서 우리는 무엇을 택하고 있나.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쉬운 길을 원하는 학생들과 정의를 외치는 선생님의 대립을 통해 현재 우리네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러시아 극작가 류드밀라 라쥬몹스까야가 1980년에 쓴 작품이 원작으로, 당시 시대상과 맞물리며 공연 금지 처분을 받고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발로쟈와 빠샤, 비쨔, 랼랴는 엘레나 선생님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꽃과 선물을 들고 집에 찾아간다. 예상치 못한 제자들의 방문에 엘레나는 크게 기뻐하지만, 이내 그들은 속마음을 드러낸다. 수학 시험 답안지를 백지로 냈지만, 대학에 가려면 좋은 성적을 받아야만 했던 것. 정의를 부르짖는 엘레나 선생님 앞에 학생들은 금고 열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대립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열쇠를 받아 답안지를 바꾸는 일이 마치 아무 것도 아닌 일인양 말하는 제자들의 모습에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던 엘레나. 그러나 임업학교에 들어가고 싶은 비쨔가 먼저 열쇠를 요구하며 선생님과 실랑이를 벌이고, 철학부를 지망하는 빠샤는 한층 더 강하게 선생님을 위협한다. 제안은 협박으로 바뀌고,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

성적이 절실한 다른 학생들과 달리 발로쟈는 이러한 과정을 '스포츠' 혹은 '실험'으로 생각하며 교묘하고 치밀하게 선생님을 괴롭한다. 그는 선생님에게 열쇠를 받아내야만 자신이 이긴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마저도 '힘'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의 논리는 궤변에 불과하지만 자본부의 시대에 누구나 생각해봄직한, 혹은 그렇게 행동했을 만한 설득력을 가진다.

학생들의 태도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순간 광기어린 눈빛이 소름끼치게 만들고, 목적 하나만을 위한 맹목적인 그들의 모습은 엘레나의 말대로 '괴물' 같다. 계속해서 선과 정의, 옳고 그름, 도덕적 가치를 외치는 엘레나의 말은 공허하게 날아가 버릴 뿐. 오히려 엘레나가 시대에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또 그런 엘레나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학생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가장 폭력적인 방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여기서 유일한 여학생 랼랴가 희생된다. 학생과 선생의 대립, 정의와 타협의 충돌을 넘어서 성별 갈등까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랫동안 봐왔던 문제들이 순식간에 터져나온다. 휘몰아치는 상황은 관객들이 숨소리 하나 자아낼 수 없게 긴장감이 가득하다. 대사 하나하나 관객들의 가슴에 꽂히기도 한다.

이들이 열쇠를 얻었을 지 못 얻었을 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찌됐든 모두가 피해자라는 것. 극중 엘레나가 "내가 너희 같은 괴물을 가르치다니"라고 말하자, 발로쟈는 "당신들이 우리를 괴물로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을 탓하는 것에 앞서 그들의 세상은 어떤지, 우리가 어떤 세상을 물려준 것인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 또한 씁쓸하다.

엘레나 선생님은 배우 우미화, 발로쟈 역에는 박정복과 강승호가 더블캐스팅 됐다. 빠샤 역에는 오정택, 비쨔 역에는 신창주, 랼랴 역은 이지혜가 연기한다. 이들의 열연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퇴장이 없는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이어지는 세세한 연기는 물론, 180도 변하는 모습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엄청난 무대 효과나 조명, 음악 없이도 오로지 이들의 열정 하나면 충분하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오는 10월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아이엠컬처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펜싱 구본길, 25년 선수 생활 마침표 [서울=뉴스핌] 한지용 기자 = 올림픽 금메달 3개와 아시안게임 금메달 6개를 목에 걸었던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전설 구본길(37)이 25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구본길은 지난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25년간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며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파리 올림픽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구본길. [사진=대한체육회]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SK텔레콤 그랑프리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구본길은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 부산광역시청 소속으로 출전했다. 남자 일반부 개인전과 단체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8년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된 구본길은 18년간 한국 남자 사브르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한때 개인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2012 런던, 2020 도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3연패를 이끌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단체전에서도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까지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은 6개다. 남자 수영 박태환, 여자 펜싱 남현희 등과 함께 한국 선수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단체전 금메달 4개를 차지했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7개와 단체전 10개를 포함해 총 1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 생활을 마친 구본길은 지도자 등 새로운 역할을 통해 한국 펜싱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football1229@newspim.com 2026-10-25 14:42
사진
김정은, 1년만에 중국 방문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신압록강대교를 거쳐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북한매체 종합]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열차를 이용해 신의주를 방문한 후, 신의주에서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해 단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최대 교역 거점인 단둥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 교량이다. 지난 15일 공식 개통된 바 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단둥의 일부 지역에서 엄격하게 교통을 통제했고 북한 고위급 인사 방문과 관련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지 약 1년 만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행보다. 오는 25일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북한에 지원군을 보내 참전한 지 76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해 김 위원장이 중국에 방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4개월 만의 북·중 정상 회동이 된다. yuniya@newspim.com 2026-10-24 15:5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