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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의 눈물①] 추석대목은 옛말 “올해는 마음을 비웠습니다”

기사입력 : 2017년09월21일 12:00

최종수정 : 2017년09월21일 14:20

상다리 휘어지는 차례상 No
열흘 긴연휴 해외로 해외로
농축수산물 판매 급감 이유

[뉴스핌=오채윤 기자]  “원래 제일 바쁠 때인데 손님이 많이 없네요.”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한 재래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정모(49)씨는 "장사가 잘되느냐"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열흘의 추석 연휴 준비로 사람들이 붐벼야 할 전통시장은 썰렁했다. 과일 선물세트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적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한 재래시장의 청과물시장.

정씨는 “10월이 추석이라 과일 크기도 크고 당도도 높은데, 그 만큼 장사는 잘 되진 않네요”라고 걱정을 토로했다.

곳곳에는 일찌감치 셔터를 내린 점포도 눈에 띄었다.

상인 김모(51)씨도 “원래 이맘 때 가장 바쁘고 매출도 좋았는데 이번엔 경기가 어려워서 사람들이 돈을 안 쓰려고 하는 것 같다”며 “제사 지내는 집이 요새 많이 줄기도 하고, 우리 집도 제사지낼 때 전보다 간소하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한 재래시장. 사람이 많지 않다.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차례상을 간소화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상인들에게 추석 대목은 옛말이 됐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모(42)씨는 “올해는 장사도 잘 안되고 채소값도 너무 올라서 예전에 차례상에 올렸던 것 만큼 올리기가 부담된다"며 "점점 간소화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곶감, 대추 등 제사용품을 취급하는 상인들은 다른 상인들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재래시장의 제사용품 점포 상인 양모(57)씨는 “올해 대목은 그냥 마음을 비웠다”며 “한창 장사가 잘될 때의 (매출이)절반도 안 되는 상황이다”고 걱정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소비자가구(주부) 패널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추석에 차례상을 차린다는 소비자는 전체의 71.2%로 조사됐다. 지난해 74.4%에 비해 낮아졌다.

열흘간의 황금연휴도 재래시장 매출 급감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이다. 연휴 기간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 농‧축‧수산물에 집중하고 있는 재래시장 매출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모(39)씨는 “이번 연휴 때 가족과 여행을 떠난다. 추석 오전에 차례를 간단히 지내고 출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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