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반발..23~27일 협상 주목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미국이 5년 일몰 규정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5년을 기준으로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으로, 이에 대한 캐나다와 멕시코의 반응이 주목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사진=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폴리티코 주최의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NAFTA에 5년 일몰 규정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NAFTA의 일몰 규정을 검토했다”며 “무역협정이 연장되지 않으면 5년 뒤 자동적으로 종료되도록 하는 것이 골자”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비판하고, 불공정한 협정으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과 고용이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협상 책임자들이 일몰 규정을 언급한 것은 NAFTA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기적으로 검토,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재협상하는 장치를 공식적으로 마련해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스 장관은 “일몰 규정이 필요한 이유는 1994년 NAFTA가 체결될 당시 미국의 수출과 고용 성장에 대한 전망이 지극히 낙관적이었고, 이는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3~27일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오타와에서 3차 재협상을 갖기로 한 가운데 2개 무역 상대국이 동의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양국의 대사는 이미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규정을 둘 경우 NAFTA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기업들의 장기 비즈니스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데이비드 맥노튼 주미 캐나다 대사는 “일몰 규정은 단기적인 사안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로스 장관의 의견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겠지만 멕시코와 캐나다가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로니모 구티에레즈 페르난데즈 주미 멕시코 대사 역시 “이 같은 방안은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 기업 모두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로스 장관은 NAFTA 재협상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 경우 협정에서 발을 빼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로스 장관은 “5년 일몰 규정은 현실적인 사안”이라며 “실험적인 기간을 가진 뒤 예상했던 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포럼을 갖자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