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체부터 히스패닉 기업인까지 전면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이 16일부터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각계의 로비가 열기를 더하고 있다.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며 NAFTA를 몰아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비해 실무팀의 협상안이 온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기업들은 불똥이 튈 가능성에 적극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16일 로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시스템스를 포함한 IT 기업들이 NAFTA 쟁점과 관련한 로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트워킹 하드웨어 업체인 시스코가 10명의 로비스트를 가동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십여명의 인력을 두고 NAFTA 재협상이 본격화되기도 전부터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
통상 자동차나 농축산 업계가 무역 협상 로비의 전면에 나서는 것과 달리 미국의 간판급 IT 업체들이 목소리를 내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규제부터 IT 제품에 대한 관세, 글로벌 사이버 보안 표준, 데이터 이동에 관한 자유 등 IT 기업들이 공략하는 쟁점을 다양하다.
업체들은 아울러 컴퓨터와 스마트폰, 반도체, 의료 장비까지 모든 IT 관련 제품에 관한 모든 관세를 폐지하는 국제 조약에 NAFTA 3개국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경영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서신을 보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와 접촉해 재협상 실무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IT산업협회의 에드 브리지타 글로벌 정책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에서 업체들이 지목한 쟁점들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북미 3개 시장의 공급망이 이번 재협상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히스패닉계 최고경영자들도 로비에 가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노동자에게 보다 나은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NAFTA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협정이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주미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의 하비에 팔로마레즈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1위 및 3위 무역 파트너”라며 “이에 상응하는 처우를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히스패닉계가 운영하는 비즈니스는 450만개에 이르며, 매년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가 668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상공회의소의 얘기다.
한편 NAFTA는 23년간 존속된 협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및 멕시코는 내년 초까지 재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각각 640억달러와 110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협상에 나선 핵심 요인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