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원진 기자] 잘못하면 사과를 해야죠. 물론 진심으로요. 당신은 제대로 사과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나요?
최근 심리학 프론티어즈(Frontiers in Psychology) 논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속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데 사과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화나게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친구와 관계가 어색해지기 싫어 의무적으로 "미안해"라고 말하는 상황이요.
다트머스 대학 길 프리드먼 교수는 "당신이 프로 연기자가 아닌 이상 상대방은 당신의 사과가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 진심이 아니라고 느꼈을 때 상대방은 더욱 화가 납니다. 심지어 당신은 진심이었어도 어떻게 사과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에 오해를 사고, 기분 나쁘게 할 수 있습니다"라며 사과할 때 주의해야 하는 점 몇 가지를 소개했는데요.
프리드먼 교수와 여러 심리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올바른 사과 방법,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진심이 아니면 사과하지 마라.
코네티컷 예절 전문가 카렌 토마스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합니다"라며 "당신의 진심은 목소리 톤을 통해 전달됩니다. 상대방은 당신이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목소리에서 얼마나 진심인지, 제스처와 행동에서 당신 말을 믿어도 될지 판단합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매번 건성으로 "아 미안해"라며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사람과 당신을 찾아가 정중히 "기분 나쁘게 해서 미안해. 다음엔 주의할게"라고 말하는 사람, 누가 진심인지 구분되시죠?
◆ 잘못에 대한 자기 설명도 필요하다.
카렌은 "앞뒤 설명 없이 미안하다고만 말한다면 상대방은 당신이 자기 잘못을 알고 있어서 하는 사과인지, 당신이 왜 그런 잘못을 한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왜 상대방이 싫어할 만한 행동과 말을 했는지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 간의 오해가 안 생깁니다"라며 조건 없는 사과는 독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 사과는 타이밍.
사과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하는 스타일의 사람도 있고, 스스로 생각을 더 해본 다음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게 맞는 사과일까요? 예를 들어 당신은 같이 사는 룸메이트를 화나게 했고 바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룸메이트가 야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온 상황이라면? 좋은 타이밍이 아닙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대방이 사과를 받을 준비가 되었을 때, 상황이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렌은 "자신의 잘못이 바르다고 느낀다면 곧장 사과하는 것이 좋지만 때론 기다렸다가 사과하는 것이 예의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또 너무 오래 있다가 사과하는 것은 역효과입니다"라며 주의를 필요로 했습니다.
◆굳이 사과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모든 상황에 "미안해"가 꼭 능사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룸메이트가 청소하지 않는 지저분한 습관이 있습니다. 당신은 이에 불만을 가지고 말을 꺼냈고 룸메이트는 "미안해" 말만 되풀이할 뿐 행동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화가 납니다. 반대로 만약 룸메이트가 "사실 내가 A를 하고 B를 해야 해서 청소를 자주 하진 못 할 것 같아. 청소 대신 다른 걸 맡으면 안 될까?"라고 설명한다면 더 신뢰가 가고 서로 타협할 수 있는 대화가 시작될 겁니다. 때론 사과보다 논리적인 설명이 상대방의 오해와 감정을 푸는 열쇠가 됩니다.
사과를 하는 것은 용서를 구하는 말과 행동입니다. 그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풀어줄 올바른 사과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겠죠. 사과는 내 중심이 아닌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우선 되야 할 것입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출처(moneyish.com,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