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판매부진에 해외 6개공장 34만톤까지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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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현대제철이 올해 하반기 중국과 미국에서 자동차강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중국‧미국에서 판매부진으로 현대자동차 납품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국과 미국법인에서 32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제철은 하반기에도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현대제철 철강가공센터 여섯 곳의 자동차 강판 총 생산량은 지난해 하반기 43만 톤(t)에서 올해 하반기 34만 톤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감소한 수치다. 철강가공센터는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해외 판매 자회사로, 현대자동차 납품 비중이 약 90%에 이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 납품 비중이 줄면서 올 하반기 현지 생산을 20% 이상 줄이는 것은 맞다"며 "이 부분을 다른 고객사로 채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중국 베이징·장쑤·쑤저우·톈진·충칭, 미국 알라바마에 철강가공센터를 두고 연간 85만 톤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현대제철도 생산 물량 감축이 불가피 해졌다.
현대차는 사드보복 여파로 지난 7월말까지 중국에서 35만129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7% 감소한 실적이다. 또, 대금을 받지 못 한 납품업체들의 부품공급 거부로 현대차 베이징과 창주공장은 한때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34만6000대로 작년보다 7.4% 줄었다. 이에 적자폭도 커져 작년 상반기 1898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453억 원으로 늘었다. 현대차는 세단모델 노후화, 경쟁 신차 투입 등으로 하반기에도 미국에서 실적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 중국 가공센터는 현지 현대차 공장에 90% 이상 물량을 공급하는데 이번 사드 보복 여파가 공급 업체에까지 미쳤다"고 말했다. 즉, 완성차 업체가 흔들리면 자재를 납품하는 계열사도 영향을 받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현대제철은 2020년까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외 유럽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물량을 지금보다 3배 늘린 100만 톤까지 확대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포드와 아우디, 폭스바겐의 차량개발 초기단계부터 참가, 충남 당진과 순천공장에서 생산하는 차강판을 적용할 수 있는 설계기준을 마련했다.
또, 유럽 자동차부품 역량평가 인증제도인 ASPICE(Automotive Software Process Improvement and Capability Etermination)의 시험 절차를 진행, 납품처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신규 라인투자로 해외 기업들이 요구하는 차강판도 생산할 것"이라며 "마케팅을 강화해 다양한 판매처를 확보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