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감소…민간 소비도 노란불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추가경정예산 집행에도 설비투자 감소로 한국경제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리스크 등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위험 요인이 경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매달 초 공개하는 경기 진단 보고서다.
먼저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호조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와 석유제품이 각각 전월대비 56.8%, 36.1% 늘었다. 이 기간 자동차 수출도 23.6% 증가다. 다만 휴대폰 수출은 23.3% 감소했다.
수출 호조는 광공업 생산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7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와 전자부품 생산 증가로 전월대비 1.9% 늘며 하락세를 멈춘 것. 자동차와 전자부품 생산은 전월대비 각각 6.5%, 9.4% 증가했다.
기재부는 "8월 광공업 생산은 수출 증가세 지속과 반도체 등 업황 호조로 긍정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 증가로 2개월 연속 늘었다. 다만 여름 휴가철임에도 숙박·음식점 생산은 전월대비 0.2% 줄었다.
광공업과 서비스산업 등에서 경기 회복세를 보였지만 설비투자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7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 감소로 전월대비 5.1% 줄었다. 특히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계류 투자는 6.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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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기획재정부> |
건설투자는 전월대비 3.6% 증가했다. 다만 건설수주 및 건축 인허가면적 감소는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이다.
민간 소비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소매 판매액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 지난 7월 소매 판매액은 전월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소매 판매액 증가율은 1.2%다.
기재부는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 감소, 차량 연료 판매 부진은 향후 소매 판매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증가폭 확대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행 지표로 꼽히는 고용은 건설업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했으나 제조업 고용이 늘면서 3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7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31만3000명 늘었다.
기재부는 "수출 증가세 지속과 추경 집행 효과로 회복 모멘텀이 이어질 전망이나 대외 통상현안, 자동차 파업,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한다"며 "추경의 신속한 집행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