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 책임강화 일환…국내·외 운용사 위탁 규모도 확대
아시아·오세아니아 대체투자 겨냥 싱가포르 사무소 개소
수출입은행장 내정설엔 "아는 바 없다" 일축
[뉴스핌=조인영 기자] 한국투자공사(이하 KIC)는 이르면 내년 1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한다.
은성수 KIC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IC> |
30일 은성수 KIC 사장은 서울 명동 인근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반기 주요 전략으로 ▲수탁자 책임강화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국내 운용사 위탁 규모 확대 ▲싱가포르 사무소 개소 계획 등을 소개했다.
은 사장은 "수탁자 책임에 관한 내부정책과 주주행사권리를 이미 갖췄지만 기관투자자가 고객의 수익 증대를 위해 주주권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키로 했다"며 "지난해 말 국정감사 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외국 사례와 국내 전문가들과 토론을 거쳐 전체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KIC는 하반기 중 작업을 완료해 이르면 내년 1월 시행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글로벌 분산투자로 소수지분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의안 분석 능력을 제고해가면서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주로 해외에 투자하는 국부펀드 성격인만큼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공개·공시해야 하는 일부 조항은 이런 특수성을 감안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KIC는 책임투자(ESG) 영역도 확대한다. 책임투자 주요 요인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문운용사를 선정해 3억달러 내외의 ESG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위탁 규모도 확대하면서 글로벌 운용사들의 국내 유치도 활성화한다. 현재 KIC는 국내 3개 운용사에 7억8000만달러(6월 말 기준)를 위탁 운용중이다.
은 사장은 "상반기 중국 주식 관련 자산운용사를 선정했고 집행을 완료했다"며 "자산운용사 선정과정에서 기대수익이 높았던 것인 지 계획보단 부족했는데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새로 자산운용사를 선정해 추가 위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운용사들도 올해 상반기 주식과 채권에서 각각 2곳을 선정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곳(채권)을 추가로 집행할 예정이다. 선정 기준은 글로벌 운용사로서 국내 설립 법인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은 사장은 "국내 진출한 해외 운용사에 가점을 부여해 국내 유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대체투자도 활성화한다. 2010년 뉴욕, 2011년 런던지사를 두고 있는 KIC는 내달 15일 싱가포르 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대체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개소식엔 은 사장도 참석한다. KIC는 2016년 15%의 대체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KIC는 6월 말 현재 총자산규모가 1223억달러로 수익률은 8.17%다. 2020년까지 총자산 200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수익률 제고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은 사장은 "수익률이 올해 말까지 두 자리 숫자가 나오면 위탁이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올해는 시장이 좋아 위탁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통화정책 부문은 꾸준히 점검하면서 운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 사장은 차기 수출입은행장 내정에 대해선 "보도 내용에 대해선 아는 바 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간담회 직후엔 양해를 구한다며 간담회 장소를 급히 빠져나갔다. 앞서 일부 미디어는 정부가 차기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은 사장을 단독후보로 내정하고 막바지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 사장은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업무관리관을 거쳐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 상임이사를 지냈다. 은 사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2005년 3월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을 맡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