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장충기, 삼성 글로벌 1위로 올려놓은 산 증인
[ 뉴스핌=김겨레 기자 ] 삼성 내 '실세중의 실세'였던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25일 징역 4년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됐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 삼성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려놓은 '삼성 신화'의 산 증인이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왼쪽)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오른쪽)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1977년 삼성에 입사한 최 전 부회장은 주관과 소신이 뚜렷한 인물이었다. 신입사원이었던 그는 희망 계열사를 적으라고 하자 1지망부터 3지망까지 내리 '삼성물산'만 써냈다. 이후 그는 삼성 비서실을 거쳐 삼성전자로 이동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최 전 실장은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1인 사무소장으로 발령이 났다. 최 전 실장은 부임 첫해 혼자서 100만달러어치의 반도체를 팔았다. 이듬해에는 500만달러, 그 다음해에는 2500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최 전 실장은 '마케팅 승부사'였다고 전해진다. 그는 2006년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전자 TV 부문을 '보르도 TV' 출시로 세계 1위에 올려놨다. 이후 삼성이 노키아를 제치고 휴대폰 1위에 올라섰을 때도 최 전 부회장이 그 중심에 있었다.
최 전 실장은 이건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2012년부터 미래전략실을 이끌었다.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뒤에도 수시로 병실을 찾았다. '이재용의 가정교사'라는 수식어가 있을 만큼 이재용 부회장과도 가까운 관계였다.
장충기 전 사장 역시 1978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했다. 업무 추진에 있어서 집념이 강했던 그는 삼성물산에서 경공업품 개발업무를 맡은 뒤부터 쭉 비서실에서만 근무했다.
1994년 삼성 비서실 기획담당 이사보로 승진한 장 사장은 이후 비서실이 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바뀌는 과정에서 기획·홍보·대관 업무를 총괄했다.
장 전 사장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 그룹 내에서 ‘삼성의 제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회장은 장충기의 뛰어난 분석력을 매우 신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나 연설문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삼성에 몸담으면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두 핵심 임원은 지난 2일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은 이번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한 점이 인정돼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