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중국 IT 공룡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 실험실과 여행 브랜드 페이주(飛豬)는 중국 항저우(杭州)시에 ‘인공지능(AI) 호텔’을 만들겠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스마트 가전 작동에서부터 호텔 직원 호출까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음성 명령 하나로 해당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소식에 현지 여행족(族)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알리바바 그룹이 설립을 주도한 ‘AI 호텔’의 핵심은 ‘스마트 음성 인식 기술’이다. 중국은 AI 분야에서도 특히 음성 인식 분야에서 규모면에서나 기술면에서나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중국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材經)에 따르면 중국의 음성 인식 시장은 2011년 6억3000만위안(약 1070억원)에서 2016년 59억3000만위안(약 1조4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7년에는 100억위안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해당 산업 내 중국 기업의 성과도 괄목할만하다. 최근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포한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는 음성 인식 정확도 97%를 달성하며 인간의 능력을 추월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다른 중국 기업 커다쉰페이(科大訊飛)도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제 4회 국제음성식별대회(CHiME)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수준의 음성 인식 기술력을 전세계에 증명했다.
음성 인식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스마트홈, 스마트카, 웨어러블 기기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 발전의 중요한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관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음성 인식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스마트홈 시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고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스마트홈 시장은 1000억위안(약 17조원)대 규모로 2018년에는 1680억위안(약 2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최대 스마트홈 시장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중국 업계 핫키워드로 부상한 스마트카 시장도 고성장세를 거듭하며 음성 인식 시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카란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탑재한 IoV(Internet of Vehicles) 형태를 일컫는 말로, IT 기술과 연결된 자동차가 실시간으로 주변과 소통하며 운전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카 기술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고도의 음성 인식 기술 지원은 필수적이다.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스마트카 시장이 고성장세를 거듭하면서 핵심 기술인 음성 인식 시장 응용 범위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이관(易觀)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스마트카 시장 예상 규모는 1000억위안(약 17조원)대로, 향후 5년간 IoV 침투율도 50%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도 음성 인식 기술의 주요 응용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관(易觀)이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웨어러블 기기 시장 예상 규모는 400억위안(약 6조7700억원)대로 향후 두자리 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웨어러블 기기는 착용 편리성 등을 고려할 때 터치 스크린만으로는 제약이 많아 음성 인식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