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원유 생산 17% 차지, 정제 시설 45% 집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 주를 강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텍사스에 밀집한 석유 업체들의 설비 가동이 시속 80마일(130km)의 허리케인으로 인해 마비도리 것이라는 우려다.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근방 유전 <사진=블룸버그> |
25일 런던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텟사스산원유(WTI)가 장중 0.8% 오르며 배럴당 47.8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역시 1% 이내로 상승하며 배럴당 52.4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택사스는 미국 석유 생산의 17%를 차지하는 주요 산지다. 하루 생산량이 950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원유 정제 설비의 45%가 텍사스에 집중돼 있다.
미국 기상청은 허리케인 하비의 세력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텍사스 남부 해안 지역으로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하비는 1~5등급으로 가운데 카테고리 3에 해당한다.
미 국가허리케인센터는 하비가 12년래 최대 규모의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또 앞으로 36시간 이내에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텍사스 주는 저지대를 중심으로 수 만명의 주민에게 대피할 것을 지시한 상황이다.
상품기후그룹의 매트 로저스 기상학자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허리케인이 예상보다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가 텍사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하더라도 석유 업체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설비 가동을 축소하고 있어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열 더치 셸과 아나다코 정유, 엑손모빌 등 미국 대형 에너지 업체는 이미 직원들을 대피시킨 한편 일부 석유 가스 설비의 가동을 축소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침수나 정전으로 인해 석유업계의 생산에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텍사스를 통한 원유 수입 역시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원유와 함께 휘발유 가격도 허리케인 피해에 대한 경계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간 휘발유 가격은 3.5% 이상 급등하며 갤론 당 1.65달러까지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