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업 뒷받침 '올레핀'에 주목...신사업 고심
[뉴스핌=조한송 기자] 올레핀 사업을 하냐, 마냐.
GS칼텍스가 석유화학 기초소재인 올레핀 사업 진출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기존 정유사업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은 섰으나, 석유화학 소재사업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를 놓고는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 전경사진 <사진=GS칼텍스> |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현재 올레핀 생산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레핀 사업은 기존 석유화학업체들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사업이다. 올레핀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필름·우레탄·플라스틱 등 건축·생활소재를 만드는데 쓰인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역시 지난 5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석유화학 사업으로의 진출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GS칼텍스가 원료를 공급하는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이 올레핀 사업에서 견조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이 회사의 올레핀 사업 진출 검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기준 올레핀 부문 이익 기여도는 6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에선 전기차 관련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GS 그룹은 이미 2차전지 사업에 투자했다 발을 뺀 터라 올레핀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 GS 그룹은 지난 2011년 일본 제이엑스 엔오이(옛 신일본석유)와 합작해 리튬2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 사업에 발을 담궜으나, 매년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결국 매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GS칼텍스 관계자는 "(올레핀 생산을 위한) 납사분해시설(NCC) 신규 투자는 여러 가지 검토 사업 중 하나"라며 "아직 NCC 사업을 할 지에 대한 여부가 내려진 것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NCC는 납사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올레핀 계열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GS칼텍스가 올레핀 사업 진출에 고심하는 이유는 또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에탄올 크래커(ECC)의 증설이 본격화되며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 추가 수요처가 없는 상황에서 공장 신규 증설은 향후 추가적인 비용부담으로 돌아올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신규 성장동력으로 화학과 2차전지, 그리고 분리막으로 틀었고 S-Oil도 내년도 공장 증설을 통해 화학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며, 이런 업계의 분위기상 GS칼텍스의 기초소재 신사업 진출 가능성도 높게 점쳤다.
다만, 그는 GS칼텍스가 당장 올레핀 사업에 진출하기는 부담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신규 사업에 고민이 크지만 하반기 미국발 에탄크래커 대규모 증설이 예정돼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