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이마트 계란 협력 농장은 대규모 농장으로 '피프로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나 협력농장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하지 않겠습니다. 고객님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국내산 계란이 가득해야 할 매대에 라면, 햇반, 콩물, 묶음 야채가 수북히 쌓여 있다. 가로X세로 약 1m 크기의 4칸X4단으로 구성된 계란 매대에는 지난 주까지만해도 계란이 있었다.
다른 제품으로 대체된 매대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담담했다. 최영희(55·여)씨는 "이미 방송을 통해 계란 판매가 중단됐다는 이야기를 들어 (대체 제품이 놓인 계란 매대가)새삼스럽지 않다"며 "계란은 매일 먹는 제품도 아니고, 곧 (정부) 조사가 끝난다고 하니 발표가 나올때까지 구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만족센터에는 오후 시간이라선지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환불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는 영수증 지참 후 해당 마트 고객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면 전액 환불해 주고 있다. 이마트 용산점 매장의 한 직원은 "오전까지만 해도 제법 다녀갔다"면서도 "인체에 곧바로 유해하지는 않다는 발표 때문인지 조용히 물건만 바꿔들 갔다"고 말했다.
지하 2층 매장 입구에 이어진 푸드코트의 매뉴 안내대에는 푸드코트 사용 계란의 '살충제 검사 결과 증명서가'가 붙어 있었다. 이마트 용산점 푸드코트는 연천군의 한 농가에서 계란을 납품 받는데 정부 발표 직전인 지난 14일 실시한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마트 용산점 계란 매대. <사진=전지현 기자> |
그럼에도 이 푸드코트는 계란 사용 여부를 소비자 선택에 맡기겠다는 안내문도 같이 내 걸었다. 증명서가 놓인 곳으로부터 약 1M 떨어진 곳에는 (비빔밥/냉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계란을 원하지 않는 고객이 식당에 이야기하면 빼겠다는 설명이었다.
편의점 역시 계란이 사라졌다. 용산에 위치한 CU A편의점에서는 계란 매대를 아예 빈 공간으로 비워뒀고, 인근 CU B편의점에는 두부가 이자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그러나 판매 중지에 대한 안내문은 없었다.
반면 계란을 주로 사용하는 용산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는 별다른 안내문이 없었다. 계란 사용 제품에 대한 판매중단과도 무관한 모습이었다.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케익 및 카스테라류 제품과 '에그 샐러드 샌드위치' 등 간식류가 각각의 자리에서 고객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살충제 계란' 문제가 불거진 농가로부터 수급받는 계란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날 오전 발표한 적합판정 241개 산란계 농장에는 파리바게뜨 계란 공급 농장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