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발표
생계·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순차 폐지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빈곤층 사각지대 줄여…비수급 빈곤층 93만명→33만명(2020년)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11월부터 기초생활보장제 맹점 탓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 빈곤층이 생계·의료·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가 향후 3년간 4조 3000억원을 투입해 빈곤 사각지대를 해소키로 해서다. 이를 통해 현재 163만명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2020년에는 252만명으로 89만명(55%) 늘린다는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10일 발표했다. 2014년 '송파 3모녀 자살 사건' 원인으로 꼽히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차례대로 폐지한다는 게 종합계획의 핵심 내용이다.
먼저 오는 11월부터 생계·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소득이 낮은 나이든 아들이 노부모를 부양하거나 중증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경우, 부모와 자녀 모두 중증 장애인인 가구는 부양의무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
예컨대 소득이 낮은 66세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빈곤층인 88세 어머니가 생계·의료급여를 못 받는 일은 사라진다. 또 소득이 낮은 66세 아버지가 중증 장애를 가진 40대 아들을 돌본다면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료=보건복지부> |
이렇게 부양의무자 단계 기준을 폐지하면 의료급여를 새로 받는 사람은 20만~44만명, 생계급여를 신규로 받는 사람은 13만~20만명이라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집 수리비나 전·월세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주거급여는 내년 10월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사라진다.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부양의무자가 있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것. 이렇게 하면 빈곤층 90만명이 주거급여를 신규로 받을 수 있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은 "비수급 빈곤층 해소를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며 "93만명이던 비수급 빈곤층이 2020년에는 33만~64만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빈곤 사각지대 해소와 함께 더 많은 빈곤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주거급여 대상 범위도 확대한다. 현재 주거급여 지원 소득 기준은 중위소득 43%이다. 2020년엔 중위소득 45%를 밑돌면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소득 기준을 낮추면 약 5만명이 새로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초생활보장제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 폐지 효과 <자료=보건복지부> |
정부가 이처럼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이유는 기초생활보장제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빈곤층 소득 기준에 따라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를 각각 지급한다. 하지만 맹점이 있다. 본인 소득이 낮아도 아들이나 딸을 포함해 부양의무자 있으면 정부가 정한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있는 것.
정부는 이번 1차 종합계획 효과를 종합 평가해 2020년 제2차 기초생활보장종합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빈곤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해소하고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