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지역 미국 전략적 군사 허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겁박하자 북측은 괌을 공격하겠다며 강경 대응했다.
북한은 왜 면적이 210스퀘어마일에 불과한 태평양의 작은 섬을 타깃으로 지목했을까.
미국 B-1B 전투기 <출처=블룸버그> |
미국의 자치령인 괌은 전세계 관광객들 사이에 유명 휴양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미국의 전략적 군사 허브이기도 하다.
미국 군사 작전의 요충지인 동시에 북한의 중, 장거리 미사일이 도달할 수 있는 사정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괌은 미국을 위협하기에 제격인 셈이다.
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미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주둔하는 미군이 6000명에 이른다.
북동쪽에 위치한 앤더슨 공군 기지와 남서부의 미 해군 기지, 해공 연합 기지 등 총 3개의 군사 거점이 포진한 괌은 미국이 동북아 전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중추에 해당한다.
지난 7일 한국 및 일본 전투기와 합동 훈련을 펼친 미군 B-1B 전투기도 괌에서 동원된 것이었고, 지난달 북한이 두 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한반도 영공에서 비행 훈련을 가졌던 미 전투기 역시 괌의 군사 기지에 배치됐던 것이었다.
차모르족이 약 40%를 차지하는 괌 거주민들은 미군 주둔이 달갑지 않지만 이는 관광산업에 이어 두 번째 경제 동력이라는 점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미국이 괌을 전략적 군사 기지로 택한 것은 지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괌은 인구 규모가 큰 국가로부터 커다란 거리를 두고 있다.
가장 가깝게 위치한 곳이 미크로네시아연방공화국으로 570마일 떨어져 있고, 파푸아뉴기니와 필리핀과의 거리도 각각 1400마일과 1600마일에 이른다. 또 미사일 폭격을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2200마일이다.
괌이 군사적 타깃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상 괌의 근현대사는 세계 전쟁사와 깊게 얽혀 있다.
지난 1565년 스페인의 차지가 됐던 괌은 미국과 스페인이 전쟁을 벌였던 1898년 미국령으로 편입됐다.
이후 괌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약 2년6개월 동안 일본에 점령됐고, 1950년 다시 미국 자치령으로 이름을 바꿨다.
한편 괌의 30%에 이르는 영토가 미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지만 미국은 일본 오키나와에 소재한 수천명의 해군을 괌으로 이전시키는 등 군사적 저변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동북아 지역 군사 요충지에 해당하는 괌의 방어를 위해 한반도에 배치한 것과 같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를 두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