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드럭스토어 '부츠', 명동 진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부츠, 업계 1위 올리브영과 방향이 달라"
후발주자 롭스·왓슨스 전략도 주목
[뉴스핌=이에라 기자] 이마트가 운영하는 영국 1위 드럭스토어 '부츠(Boots)'의 명동 진출을 시작으로 국내 H&B(헬스앤뷰티)스토어 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명동은 서울에서 젊은층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중 하나로 뷰티 브랜드 상권의 중심지로 꼽히는 곳이다.
◆ 명동 4층짜리 플래그십 매장..백화점 브랜드부터 이마트 PB제품까지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마트는 명동 신한금융센터 빌딩에 '부츠'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했다. 1~3층에서는 화장품과 의약품 등이 판매되고, 4층에는 K-POP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매장 규모만 1284㎡(388평) 수준이다.
부츠는 1849년 영국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전세계에서 1만300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미 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도 진출해있어 동남아 관광을 해봤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높다.
한국에서는 이마트가 독점 운영권을 따내며 지난 5월 복합몰 스타필드 하남에 1호 매장을 냈다.
이번에 새로 문을 연 명동 매장에는 국내외 브랜드와 부츠의 자체 브랜드 상품을 모두 갖췄다. 비오템이나 슈에무라, 스틸라, 맥, 얼반 디케이, 부르주아, 달팡 등 백화점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해외 유명 브랜드부터 아임미미, 쓰리컨셉, 루나, 한스킨 등 국내 브랜드들도 대거 입점했다.
또한 부츠 자체 브랜드인 기능성 화장품 No7(넘버7), 솝앤글로리, 보타닉스 등도 볼 수 있었다. 넘버7은 영국 스킨케어 1위 제품으로 해외 직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다.
특히 경쟁사와 다른 점은 이마트의 PB 브랜드들도 함께 구성됐다는 점이다.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의 과자들과 화장품 PB브랜드 센텐스의 제품들도 구매할 수 있다.
명동 매장은 관광객이 많은 상권 특성을 감안해 외국어가 가능한 점원을 다수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일어와 중국어를 포함한 외국어가 가능한 점원은 가슴에 국기 배지를 달아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부츠는 연내 온라인몰도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부츠 명동 플래그쉽 매장 <사진=이에라 기자> |
◆ 1위 올리브영 "중기 제품 차별화", 롭스 "매장 리뉴얼 경쟁력", 왓슨스 "신규 출점 계속"
부츠가 명동 진출을 시작으로 하반기 출점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H&B시장의 4파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 차지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을 필두로 GS리테일의 왓슨스, 롯데쇼핑의 롭스는 부츠와 다른 차별성으로 시장 공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1위 올리브영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전국 85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직영점 위주의 점포 출점 전략을 강화하면서 올해 매장 수 1000여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가성비가 뛰어난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이를 지속적인 성장원으로 키우곘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효과가 좋은 브랜드를 발굴해 올리브영이 판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현재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인 중소기업 제품 비중만 70% 정도다.
GS리테일의 왓슨스도 적극적인 신규 출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왓슨스코리아가 홍콩 AS왓슨스 지분을 100% 인수해 직접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출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왓슨스는 올해 매장수를 60여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128개였던 매장수는 현재 154개까지 늘었다.
롯데쇼핑의 롭스는 점포 리뉴얼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오래된 매장부터 순차적으로 리뉴얼에 들어간 롭스는 오는 11일에도 가로수길점을 리뉴얼 오픈한다.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테리어나 진열디자인(VMD) 등에 변화를 주게 된다.
지난 5월 새 컨셉을 적용해 문을 연 대구 동성로점은 전국 매출 1위로 올라서며 신규 점포에 대한 성공적인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매장 안에는 '롭스 스마일 포인트'라는 기부 아이템으로 재미를 주는 요소도 만들었다. 긴 거울에 다가가 미소를 지으면, 자동으로 거울이 미소를 인식해 시각 장애인을 위해 기부하게 된다.
부츠도 상품 구성이나 브랜드 색깔에서 기존 선발주자들과의 차별성이 뚜렷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채용박람회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부츠는 올리브영과 출점 전략 등에서 나아갈 방향이 다르다"며 단순한 비교 자체가 무리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츠가 영국의 1위 드럭스토어라는 경쟁력과 부츠 자체 PB브랜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다양하게 갖춘 점이 부각이 될수 밖에 없다"면서도 "H&B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기존 선발주자와 후발주자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