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새로운 지도부를 뽑을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진 의원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데다,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대표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연이틀 당내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한 의견과 조언을 들었다. 일각에선 이르면 이날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등판설에는 국민의당 지역위원장들이 먼저 군불을 지폈다. 지난달 말 국민의당 김철근 구로갑 지역위원장 등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 당원 모임인 미래혁신연대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이형석 사진기자>

이날 몇몇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안 전 후보의 대표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당내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출마하면 탈당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주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바람직한 당원의 자세가 아니다"며 특정인이 대표 출마를 하기 때문에 탈당 사태를 일으킨다고 하는 건 공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걸 시인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실제 일부 의원들은 안 전 대표에게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국민들에게 잊혀졌으면 좋겠고 다음에 복귀하면 좋겠다고 출마를 만류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출마설이 계속 나오는 배경에는 기존 중진의원들이 후보로 나선 점도 한 몫했다. 중진의원들로 채워지는 새 지도부는 국민의당에 큰 변화를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중진의원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1일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당의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일사불란한 체제로 당을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유미 조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된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2차 비대위-의총 연석회의를 마친 박주선(왼쪽부터) 비대위원장, 안철수, 박지원 전 대표가 사과문을 살펴보며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동영 의원은 앞서 지난달 11일에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의원은 출마 당시 "당을 위기에서 구해보고자 출마한다"며 "위기에는 제대로 된 장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병호 전 의원과 김한길 전 대표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10일부터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다. 당 대표는 투표 당원 80%, 여론조사 20%를 합산한 결과로 결정된다.

신진 의원들도 눈에 띈다. 40대인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등 젊은 의원들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언주 의원은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제3의 길을 함께하고 있는 안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출마할 경우, 같은 노선이기 때문에 협의를 통해 구도정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