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도' 박정희 모델에서 국가 패러다임 바꿔야
포용성·혁신성·유연성 갖춘 ‘노르딕모델’이 대안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일 오전 11시2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최유리 기자]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정책 골격을 짠 성경륭 전 참여정부 정책실장(현 한림대 교수)이 새로운 대한민국 플랜을 제시했다.
성 전 정책실장을 필두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송재호 청와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 등 11인의 정책 브레인들은 '포용국가'가 우리의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 전 정책실장등이 제시한 '포용국가'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 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이론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한다.
이들 브레인들은 포용국가를 약자를 껴안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국가로 정의한다. 현실에서 포용국가를 사회보장정책과 창의적 교육으로 포용성과 혁신성을 모두 갖춘 북유럽(노르딕) 모델에서 찾고 있다.
성 전 정책실장은 최근 뉴스핌과 인터뷰를 통해 "노르딕 모델은 시장 경제를 기초로 하되,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위험을 국가가 보호한다"며 "포괄적 사회보장과 건강한 자본주의를 동시에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성경륭 전 참여정부 정책실장 <사진=이형석 기자> |
그는 노르딕 모델을 사회보장과 소득분배, 노동의 경영 참가 등을 통해 포용성을 확대하고 교육과 연구 개발 활성화를 통해 혁신성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충분한 실업급여,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노동시장의 유연성 세 가지를 결합한 유연안전성 모델(flexicuriy model)로 높은 수준의 유연성도 갖췄다. 높은 세율의 고부담 사회보장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성을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로 본다.
포용국가로 가기 위해선 이같은 노르딕 모델을 한국식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성 전 정책실장은 강조한다. 단순히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식의 변종이나 혼종, 또는 신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살라미(얇게 썰어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전술'처럼 포용성, 혁신성, 유연성의 과제들을 여러 단계로 쪼개 하나씩 해결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륭 전 참여정부 정책실장 <사진=이형석 기자> |
반면 성 전 정책실장은 ‘박정희 모델’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세계 최상위권의 소득 불평등과 노인 빈곤율, 세계 최하위권의 출산율 등 현재의 비극을 초래한 박정희식 국가주도 발전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재벌개혁’에 대해서도 불가피성을 역설한다. 즉 박정희 모델에서 출발한 ‘재벌개혁’은 시대적 요구이며 지배구조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개인이 얼마 안 되는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 구조에서 벗어나 오너에 상관없이 시스템으로 지속될 수 있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그가 개혁과 적폐청산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성 전 정책실장에 따르면 경제를 포함해서 정치와 사회 문제에도 대화와 토론, 타협과 관용으로 각 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어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하자는 제안이다.
그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경쟁을 할 수 있어야 국민 모두에게 유익한 정책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보수도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진정성 있는 보수개혁노선을 수립하고 독일 기민당같이 보수적 시각의 정책경쟁 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경륭 전 정책실장 인터뷰 전문은 8월하순 출간되는 <월간ANDA>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