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축소와 실적 부진…나스닥 격차 2010년 후 최저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의 나스닥지수로 불리는 '창업판(ChiNext)'의 주가 수준(Valuation; 밸류에이션)이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지수보다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24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2009년부터 산출되기 시작한 창업판지수의 주가수익배율(PER)은 현재 36.2배이며, 나스닥의 PER는 34.3배다. 이로써 두 지수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2010년 창업판이 생긴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창업판이 지난해 25% 하락한 반면 나스닥은 25% 넘게 상승한 결과다.
창업판지수(파란색)와 나스닥지수(보라색)의 PER 추이 <사진=블룸버그> |
한때 중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창업판이 이렇게 추락한 작년 중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의 부채 축소에 주력하면서부터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14~15일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금융 당국에 금융시장 위험을 적극적으로 방지할 것을 주문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아태지역 투자전략가인 잭 슈는 회의에서 리스크란 단어가 31차례, 규제라는 단어가 28차례나 언급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리스크 예방과 완만한 경제성장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 그 배후에 있는 논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한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창업판은 전국금융공작회의 직후인 17일 하루 사이 5.1% 급락했다.
창업판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부진한 점도 약세장을 이끌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14~2016년 3년간 창업판 100개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총 210억달러(약 23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이들 종목의 순이익은 총 170억달러에 불과했고,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스닥100지수의 경우, 같은 기간 기업들의 자금조달 액수는 240억달러이며 순익이 9050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은 9960억달러이다.
한편, 월스트트리저널(WSJ)도 세계 증시에서 기술주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지 않은 곳은 중국 밖에 없다면서 2017년 들어 14% 하락한 창업판 기수가 최악의 성적을 낸 반면 중국 대형주로 이루어진 SSE50지수가 15%나 급등해 201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중국 국유 대기업 200곳으로 이루어진 지수 역시 13% 오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당분간 이 같은 차별화 양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 진단이라고 WSJ 지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