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비율 높은 경제, 단기 금리 따라 성장률 민감
[뉴스핌=김성수 기자]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탈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정상화할 경우 세계 경제를 침체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빌 그로스 <사진=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그로스는 자신이 운용하는 야누스 헨더슨 어드바이저스의 투자전망 보고서에서 특히 최근 수년간 양적완화 정책의 수혜를 입어 대규모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레버리지 수준을 높인 기업과, 대부분 변동 금리를 적용한 학자금 대출 부채를 지닌 개인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할 경우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가계 부채가 14조9000억달러, 기업 부채가 13조7000억달러에 이른다. 그로스는 "미국 재무부나 다른 정부 기관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감당할 수 있어도 기업이나 개인들은 대부분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한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로스는 부채 비율이 높은 경제일수록 단기 금리와 평탄한 수익률 곡선에 따라 성장률이 민감하게 움직이며,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역사적으로 경기침체의 시작과 궤를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기는 1991년, 2000년, 2007~2009년 총 세 차례 있었으며, 이 기간 직전에는 단기 금리가 10~20%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로스는 당시의 높은 금리 수준과 현재의 제로금리를 비교해 볼 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폭은 훨씬 더 적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앙은행이 긴축에 돌입할 경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