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이금로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새 검찰총장으로 문무일 부산고검장을 임명제청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검찰개혁이 출발선에 섰다.
검찰개혁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지난 대선 후보자들의 공통된 공약이었다.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당을 초월한 국민적 최대 화두가 됐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검찰개혁 필요성은 폭발하게 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검찰의 위상이 추락한 탓에 검찰은 국민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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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게이트’의 법조비리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서막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연루된 '정운호 게이트'였다. 정운호 게이트는 정 전 대표의 도박 혐의를 무혐의로 만들기 위해 전직 검사장이 전관예우를 무기 삼아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사건이다.
또 전직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간부에게 불기소 청탁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34억원의 수임료를 받고 이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가 하면 김수천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1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뇌물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다만, 2심에선 뇌물을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하고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2000여만원이 부과됐다.
지난해에는 검사장급 게이트도 터졌다. 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정주 NXC 대표가 연루된 '진경준 게이트'가 벌어진 것이다.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둘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하면서 드러났다. 진 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통해 40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은 것.
진 전 검사장은 김 대표를 통해 넥슨재팬 주식을 구입하면서 김 대표로부터 주식대금 8억5000여만원 중 4억원을 지원받았다. 김 대표는 나머지 4억5000여만원 역시 돌려줬다. 또한 5000만원 가량의 차량 임대료와 여행 경비 5000만원 등 총 9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법정에서 대가없이 준 것이라면서도 "혹시라도 나중에 도움받을 일이 있지 않을까란 기대는 있었다"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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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박' 논란의 진경준 전 검사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심 재판에서 진 전 검사장은 징역 4년, 김 대표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선고만을 남겨둔 2심에서 검찰은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에 추징금 130억원, 김 대표에게 징역 2년6월을 구형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일명 '황제소환' 논란도 검찰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검찰은 지난해 11월 우 전 수석을 횡령 및 직권남용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조사한다. 당시 조사를 받던 우 전 수석이 후배 검사들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검찰의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의 여론이 일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방조한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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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뿐만 아니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법무부의 '돈봉투 만찬' 사건이다. 수사 책임자였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우 전 수석에 대한 불구속기소를 결정한 후 소속 직원들과 저녁을 먹으며 돈봉투를 주고받은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이 전 지검장은 면직되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을 계기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임명되는 등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발생해 검찰개혁의 직접적인 신호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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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왼쪽)과 이영렬 [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