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통화정책 변화, 감내할 수 있다"
[뉴스핌=허정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대외건전성 제고, 글로벌 경기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금융불안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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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김학선 기자 yooksa@ |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태평로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주 다녀온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ECB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언급하며 “회의에 참석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매우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미 연준은 이미 금리인상과 더불어 보유자산 축소를 예고한 상황이고, 드라기 ECB 총재도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며 이는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에 걸쳐 초 저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로 이어진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했다.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변화가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신흥국의 외환보유액 증가 등 대외건전성 제고, 글로벌 경기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2013년 taper tantrum과 같은 금융불안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포럼의 중론이었다”며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될 경우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낙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총재는 “다만 그간 국제금융시장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흥국 입장에서 확실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며 “한국은행도 이 같은 인식하에 주요국의 통화정책 추이, 글로벌 자금이동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절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ECB 포럼에서는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와 생산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 총재는 “주요 참석자들은 그동안의 투자부진이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았던 데다 좀비기업 정리 등 기업구조조정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등에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평가했다”며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투자에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