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상당수 국영기업들이 매출과 이익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재무조작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업은 무리한 해외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냈다.
중국 심계서(감사원) <사진=바이두> |
중국 국가심계서(審計署, 감사원)는 지난 23일 20개 국영기업그룹을 대상으로 심사한 재무심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자원, 제조, 무역투자, 건설 관련 20개 그룹 중 18개 그룹이 수 년간 모두 203억위안(약 3조3600억원)의 수익을 부풀린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명세서를 조작해 매출과 원가를 함께 부풀리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였다. 최소 5개 이상의 국영기업들이 회계조작으로 거래규모를 키우고 영업이익을 허위보고했다.
중강그룹(中鋼集團, 시노스틸)은 2015년 한 해 동안 매출 3억위안, 원가 2억8700만위안을 늘려 영업이익이 1300만위안 늘어난 것으로 보고했다. 비슷한 방법으로 중국화공(中國化工, 켐차이나) 우쾅그룹(五礦集團) 바오강그룹(寶鋼集團) 화넝그룹(華能集團) 등이 영업이익을 허위로 늘려 잡았다.
발생하지 않은 매출을 조작한 경우도 있었다. 전력건설그룹(電力建設集團)은 송풍기 허위 매출을 통해 200만위안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기록했다. 둥펑자동차(東風汽車) 역시 같은 방법으로 5900만위안의 영업이익을 늘려 표기했다.
심계서(감사원)는 그 외에도 물류비용 확대, 노무계약 조작, 허위 영수증 발행을 통한 다양한 재무제표 조작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주보산(祝波善) 중국 국영기업개혁전문가는 국영기업들의 재무제표 조작이 국자위(國資委) 업무고과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주보산은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에서 “A~D로 분류되는 업무심사에서 좋은 실적을 달성해야 직원 임금도 유지하고 고위임원들의 연봉과 직위도 보장된다”고 밝혔다.
국영기업들의 해외투자 리스크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20개 국영기업들의 전체 155개 해외업무 중에서 61개 투자업무(총 385억위안)가 고위험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화넝그룹(華能集團)은 2011~2013년까지 103억위안을 해외에 투자했으나, 전력시작 수요가 줄어들면서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화넝그룹은 지난 2003년부터 무리한 해외시장 개발을 계획했으며 자체적으로 ‘2020년 세계 5위 에너지 기업’이라는 목표를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화그룹(中化集團, 시노켐) 역시 2011년부터 4건의 해외투자를 진행해 모두 36억위안의 손실을 냈다.
심계서는 국영기업들의 투자전략 및 관리제도 미비, 리스크 관리 부족 등을 해외 투자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심계서는 해당 기업들에 모두 6억9000만위안 규모의 손실을 만회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관련자 309명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