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12조원, 요식업 매출의 22%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중국판 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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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전통요리 훠궈(火鍋, 중국식 샤브샤브)가 요식업계 1인자 자리를 재확인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단골 외식메뉴로 사랑 받는 훠궈는 소형화, O2O배달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반면 브랜드화의 어려움, 낮은 진입장벽은 훠궈업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 연령 지역 가리지 않는 요식업 1위, 훠궈
중국식당협회(中國飯店協會)와 음식배달기업 메이퇀(美團), 뎬핑(點評)이 공동으로 발표한 ‘2017중국요식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요식업계 매출에서 훠궈는 22.0%로 1위를 차지했다. 뷔페(12.0%), 쓰촨(四川)요리(7.7%)가 뒤를 이었고, 한국음식의 매출 비중은 3.6%이었다.
지난해 중국 훠궈업계 매출은 735억2200만위안(약 12조2100억원)으로 전년비 9.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고가요리 소비는 줄어들고 중저가요리 소비가 늘어나면서 훠궈를 찾는 고객들도 꾸준히 증가한 것. 중국 100대 요식업체 중에 32개가 훠궈 업체였다.
전문가들은 음식 특성상 훠궈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조리법이 다양해 앞으로도 요식업계 1위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육수에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를 데쳐먹는 훠궈는 여러 사람들의 기호를 맞출 수 있고,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요식업계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이어트, 건강식, 저탄수화물식단이 유행하고 O2O(Online to offline)를 통한 간편 배달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전통음식보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90허우(90년대생), 00허우(2000년대생)등 젊은층에게도 훠궈는 여전히 좋아하는 음식으로 뽑혔다. 다른 음식에 비해 조리가 어렵지 않아 배달시켜먹기도 용이하고, 1~2명이 간편하게 즐기는 개인식 훠궈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맛도 맵고 짜고 시고 단 맛을 조미료를 통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훠궈는 중국 전 지역에서 선호하는 외식메뉴로 꼽혔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재료는 달라도 모두 훠궈 안에 넣고 끓이면 맛있는 요리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둥(廣東) 등은 소고기를, 지린(吉林) 네이멍구(內蒙古) 닝샤(寧夏) 등은 양고기를, 윈난(雲南) 톈진(天津) 등은 버섯을, 산둥(山東) 장쑤(江蘇) 등은 해산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명 훠궈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하이디라오(海底撈) 등 13개 훠궈 기업이 한국 일본 미국 캐나다 중동 등 지역에 진출한 상태다.
◆ 낮은 진입장벽, 빠른 유행 변화는 해결 과제
반면 전문가들은 훠궈업계의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훠궈 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훠궈는 유행변화가 빨라 맥도날드처럼 브랜드화하기 어렵고, 브랜드화의 장점도 다른 업종보다 적다.
훠궈에 사용되는 음식 재료는 수백가지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반면, 조리법이 간단해 누구나 창업 가능하다. 또한 훠궈탕과 소스는 모두 공장에서 공급받는 것들이어서 한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 다른 식당들도 금새 조리법을 따라할 수 있다.
훠궈 브랜드화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샤오페이양(小肥羊)이 꼽힌다. 1999년 영업을 시작한 샤오페이양은 네이멍구 양고기를 주 메뉴로 빠르게 세력 확장에 성공했다. 2006년엔 중국 요식업체로는 처음으로 2500만달러의 해외 자본을 유치했고, 2008년엔 역시 중국 요식업체 처음으로 홍콩증시에 상장에 성공했다.
한때 전국 매장 수가 700개를 돌파했던 샤오페이양은 그러나 네이멍구 양고기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순식간에 매장 수가 20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2012년엔 상장폐지됐다.
샤오페이양 뒤에도 마카오더우라오(澳門豆撈) 쓰촨마라(四川麻辣) 충칭마라(重慶麻辣) 등이 천엽, 양고기, 소고기 등 특색 훠궈를 내세워 2~3년간 반짝 인기를 끌고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반면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선정된 하이디라오는 특정 조리법이나 재료가 아닌 기업 문화와 서비스로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리야광(李亞光) 중국요리협회 부회장은 지난 5월 26일 개최된 전국훠궈산업발전대회에서 훠궈업계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며, 훠궈와 다른 업계를 연합한 ‘훠궈+’시대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 부회장은 최근 훠궈업계 트랜드로 소형훠궈와 훠궈배달을 꼽았다. 원가절감에 민감한 훠궈업계에서 좌석 회전율은 특히 중요한데, 개인훠궈를 두고 회전초밥식으로 먹고 싶은 재료를 골라 먹는 방식은 회전율을 높여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샤부샤부(押哺押哺)는 1인훠궈 체인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또한 리 부회장은 20~34세가 전체 중국 요식업 매출의 74%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O2O를 통한 훠궈 배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