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이어 얀센도 임상 재개 예정 밝혀
다른 기술수출 신약도 임상 진전 전망돼
[뉴스핌=박미리 기자] 한미약품이 올해 기술수출 불확실성을 점차 거두며 다시 글로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이 잇달아 해지·변경되고, 임상도 연달아 중단돼 곤욕을 치뤘다. 하지만 중단됐던 임상들이 재개된 데다, 나머지 기술수출 파이프라인의 해외 임상도 진전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이형석 사진기자> |
12일 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최근 당뇨·비만 치료제 'JNJ-6456511(한미 과제명 HM12525A)'의 임상1상을 종료하고 올 하반기 이와 동일한 물질과 적응증을 근거로 한 새로운 임상1상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허가를 신청했다. 양사 계약에는 변동사항이 없으나 목표시장에 맞춰 환자군, 투여용량, 모집지역 등 일부 내용은 변경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JNJ-6456511는 2015년 말 한미약품이 임상1상을 종료한 뒤 얀센에 기술수출한 바이오신약이다. 한미약품의 약효지속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투여횟수와 양을 줄여도 효과는 동일)가 적용됐다. 하지만 얀센이 추가 임상1상을 진행하는 중 임상용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지난해 말 임상이 중단됐고, 이는 한미약품 기술수출에 불확실성을 키운 한 축이 됐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와 맺은 기술수출에 잇달아 악재가 터져서다. 지난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 한미약품이 체결한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12월에는 사노피와 체결한 지속형 당뇨신약 3건(퀀텀 프로젝트) 기술수출 계약 중 1건(지속형인슐린)이 해지되고, 나머지(에페글레나타이드·에페글레나타이드+인슐린)는 한미약품이 개발 과정에서 일부 부담을 지는 것으로 계약조건이 변경됐다.
이 중 사노피와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계약은 유지됐으나, 얀센과 동일하게 임상용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임상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 역시 올초 임상 재개를 알렸다. 사노피가 올해 파이프라인(연구개발 중인 프로젝트)을 공개하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을 올 4분기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번 얀센까지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한미약품 파이프라인 모두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얀센의 임상 재개로 증권사들도 잇달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류 중이던 임상, 생산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기업의 신뢰도도 회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계약해지 등의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해소했으며,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연말 임상3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여기에다 나머지 기술수출한 신약의 해외 임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미약품은 미국 스펙트럼에 표적 항암제 '포지오티닙'과 호중구 소증 치료제 '에플라페그라스팀'을 기술수출했다. '포지오티닙'은 지난 3월 미국 임상2상을 시작했고, '에플라페그라스팀'은 하반기 3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LY3337641'(한미 과제명 HM71224)도 글로벌 임상2상에 돌입했다.
이처럼 기술수출한 신약의 임상이 진전되는 것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수익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후속 임상에 돌입하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을 수 있어서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제약사 신약 라이선스 계약은 대부분 마일스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술수출한 신약들이 모두 상용화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자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