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4시부터 4시 55분까지 약 1시간 동안 메가와티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주요 인사들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면담을 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한 회담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신뢰관계를 확인했고,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당선과 더불어 최근 한국의 분위기가 안정된 것 같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각별한 안부와 더불어 꼭 인도네시아를 방문해달라고 했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축하전화 뿐 아니라, 박원순 특사를 직접 만나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고,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눈부시게 발전시켰음은 물론 남북의 다리 역할을 해준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북한 정권의 사람들과 나눈 대화와 만남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자, 문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등에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많은 도움을 주신 걸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메가와티 전 대통령께서 이전처럼 나서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관계에 있어 대전환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두 가지 기조를 제시했다.
아울러 "첫째는 한반도 문제는 남과 북이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북에 대해서 과거 정부처럼 제재와 압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대화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다만, 이 모든 것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한의 추가적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 중단 그리고 북핵 폐기를 위해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방향에 대해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도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은 밝혔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또한 "남북은 원래 하나의 민족이니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전달했다.
남북 간의 문제는 정치적으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사회·문화, 교육·보건, 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두 사람은 그 중 경제적 접근은 남북 간의 문제를 푸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에 모두 공감을 표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어떠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시종일관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
아울러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 생각이며, 성사된다면 그때 문 대통령의 안부를 전해도 괜찮을지를 물었고, 문 대통령은 오늘의 모든 이야기를 전해도 좋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과의 외교관계가 한반도를 둘러싼 4강 못지않게 발전시켜야 한다며, 인도네시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제안했다. 이에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