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타협이 워싱턴 정가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인기가 없다. 그럼에도 미국의 가장 큰 외교 문제 즉 북핵 문제는 러시아의 참여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18일 자 블룸버그통신 분석 기사에 따르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긴밀한 관계를 재건하기로 했고 러시아의 공격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중국을 개입시키는 것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대타협이라는 카드를 사용해야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이를 수용할 분위가 아니라는 것도 난제로 꼽힌다.
<출처: 블룸버그통신> |
지난 14일 북한은 괌의 미군기지까지 갈 수 있는 탄도미사일 실험을 감행했다. 미사일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남쪽 60마일(약96km)지점 동해에 떨어졌다.
미국 백악관은 "일본보다는 러시아 영토 가까이 떨어져서 러시아 대통령이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반응은 신속했다. 그는 비록 핵 확산 반대를 재확인했지만 "북한을 더 이상 위협하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국 이외의 국가와는 거의 의미있는 경제관계를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이런 발언은 의미 심장하다. 지난 수 십년간 러시아의 대북 무역규모는 1억달러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구 소련 시절에는 북한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으로서 53% 비중을 차지했고, 1990년기준 무역 규모는 22억 달러에 달했다. 양국은 2020년까지 무역규모를 10억 달러로 키우기로 했지만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러시아는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2013년에는 양국의 철도를 다시 연결했고, 이번 달부터 블라디보스톡과 나진을 오가는 화물여객선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전날 북한 나진항을 출발한 화물여객선 만경봉호 이날 오전 블라디보스톡 항구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면서, 북한과 러시아 정기 항로가 신설된 것은 북한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압력이 높아지는 시점에 국제 사회의 비판과 일본 정부의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절대로 공짜로 이런 일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의 대기업들이 달려들 정도의 이익이 나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간의 중간자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김정은은 잘 인식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러시아가 북한으로 밀고 들어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간의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유엔 대사 헤일리가 했듯이, 북한을 돕는 국가를 위협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관측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재제는 서방의 공격에 대한 피해망상만 키울 따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결국 러시아를 북한과 더 긴밀한 관계를 갖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