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게임사 10여곳 1분기 부진...기존작 정체·신작 부재
게임업계 "게임산업 고비용 구조 고착...양극화 심화 전망"
[ 뉴스핌=성상우 기자 ] 국내 게임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대형게임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중견 및 중소형 게임사들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냈다.
이런 현상은 게임의 규모를 결정짓는 신작경쟁과 얼마나 홍보를 하느냐의 마케팅 비용이 흥행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던 게임업계에도 결국 자본논리가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게임산업의 고비용 구조는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 게임사 중 10곳 이상의 업체가 전년동기 대비 악화된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발표한 NHN엔터테인먼트와 선데이토즈를 제외하면 게임빌·컴투스, 웹젠, 조이맥스, 네오위즈 등 대부분의 중견게임사들이 뒷걸음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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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게임사의 실적 부진은 기존 게임의 노후화와 신작 부재라는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게임빌·컴투스는 '별이 되어라'와 '서머너즈워'가 성장 정체를 보이는데다 주목할 만한 신작 출시가 없었다. 웹젠 역시 '뮤오리진', '뮤 온라인' 등 뮤(MU) 지식재산권(IP) 기반 기존작들의 매출 하락세로 인해 실적이 악화됐다.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인 조이맥스를 포함해 네오위즈, 엠게임, 파티게임즈. 와이디온라인, 한빛소프트 등 그 외 중소형 게임사들도 모두 상황을 비슷하다. 기존 게임의 정체와 신작 실패 및 부재라는 악순환에 빠진 모양새다.
반면 대형사들은 꾸준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거쳐 업계 1위에 등극한 넷마블은 기존작들이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최상위권을 석권 중이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100% 성장한 수치인 3조원 달성도 유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도 상장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두며 순항 중이고, 1분기 부진한 모습을 보인 엔씨소프트는 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신작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성장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에서의 개발비용과 출시 후 마케팅 비용 등 신작 게임 하나당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야 흥행시킬 수 있는 최근의 모바일게임 시장의 구조가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대규모의 MMORPG여야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 장르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개발인원, 시간, 비용 등을 중소형사가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자원이 들어가는 캐쥬얼 장르의 게임이나 AR, VR 등 새 영역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국내 게임 유저들의 취향 상 꾸준한 관심을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