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개혁 드라이브에 놀란 한국당... 비판 쏟아내
안보, 경제 쌍끌이 위기 속 '발목잡기'란 비판의 목소리 있어
[뉴스핌=조세훈 기자]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날선 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당이 '허니문 기간'(새 정부 출범 직후 언론이나 야당이 각을 세우지 않는 기간) 없이 선명한 노선 대립을 선택한 까닭은 "더 밀리면 안된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별다른 견제 없이 개혁 입법을 밀어붙이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그러나 안보와 경제 쌍끌이 위기 속에서 총리 인준 거부 등 강도 높은 대립을 선택할 경우 '무책임한 발목잡기'란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질 수 있어 당 지도부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정우택(왼쪽 두번째)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재 정책위의장, 정 권한대행, 박완수 비대위원. <사진=뉴시스> |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지난 10일 임명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을 두고 각각 "주사파 출신",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사건 연루자"라며 색깔론 공세를 폈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임 비서실장과의 면담에서 "(운동권)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계가 청와대에 포진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12일에는 국정교과서 폐지와 5·18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를 두고 "통합과 협치의 시대정신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4일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밝힌 ‘정윤회 문건 파동’ 재조사 방침에 대해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정치검찰'을 만들려고 한다는 의혹의 눈초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총리 인준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의 칼날을 벼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12일 "새 정부 공직후보자의 도덕성과 직무적합성, 특히 대북관과 안보관을 집중 검증하겠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15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을 무시하는 독선 정치를 해나가면 한국당은 견제와 비판을 넘어 강력한 저항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공세를 '발목잡기'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영훈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인수위도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고 틀을 잡아가는 과정에서부터 낡은 잣대와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 자유한국당의 태도를 보면 시대착오 또는 발목잡기라는 단어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안보, 경제 쌍끌이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여야의 이념대립과 기싸움이 장기화되면 국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어 한국당이 '결사항전'까지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은 13일 "한국당은 '발목잡기'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