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주도산업 변화 반영…"지수 격차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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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앞으로 역외 중국 주식 투자는 중국 기업지수인 홍콩 'H지수'보다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중국지수'가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자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금융 당국의 규제 강화로 은행과 원자재 생산업체 등 구(舊) 경제를 대표하는 중국의 국영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고꾸라진 반면 신(新)경제를 대표하는 종목들의 주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 H지수 보다 높게 평가되는 MSCI중국
이 같은 대비는 중국 역외 대표 주가지수인 H지수와 MSCI중국지수의 격차를 벌려놨다. 지난달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H지수는 1.4% 하락했지만 MSCI중국지수는 2.2% 상승했다. 때문에 MSCI중국지수의 H지수 대비 주가수익배율(PER) 차이는 15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H지수와 MSCI차이나의 격차 확대 흐름 <자료=블룸버그통신> |
전문가들은 두 지수의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리차드 티더링턴 신흥국 및 아시아 태평양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O)는 "H지수에는 전형적으로 성숙하고 성장성이 덜한 기업들이 상장돼있다"면서 "H지수는 앞으로도 낮은 PER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지수의 차이는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를 반영한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 동력을 공업에서 기술 및 내수 기반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5년을 기준으로 두 지수의 추이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지난 5년간 금융·에너지·공업 기업이 약 90%를 차지하는 H지수는 2.2% 하락한 데 반해 MSCI중국지수는 20% 올랐다.
이들 지수는 1990년 중반에 생겨났다. 그러나 MSCI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포함시키는 등 지수 내 구성 기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지수는 149개의 중국 주식 종목을 추적하고 있으며 35%가 첨단기술 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 홍콩 "H지수 변화주겠다"에도 투자자 '덤덤'
이런 현상은 홍콩 금융 당국에 변화를 촉구했다. 지난 3월 항셍인덱스(Hang Seng Indexes CO)는 H지수의 중국 시장에 대한 대표성이 떨어졌다면서, 지수 내 종목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8월 발표를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과 협의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H지수 범위가 확대되더라도 뉴욕 증시 상장 기업들은 포함 대상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례로 올해 33%나 뛰며 MSCI중국지수를 견인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은 H지수에 등록돼 있지 않다. 뉴욕 증시 상장 기업이기 때문이다.
JP모간체이스의 징 울리히 아시아 태평양 부회장은 MSCI 중국지수는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와 하이테크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 지수의 대형 신 경제 주식들을 선호한다. 밸류에이션 격차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투자의 '귀재' 템플턴이머징마켓 그룹의 마크 모비우스 등 일부 투자자들은 MSCI중국지수 기업들의 주가가 비싸졌다고 말한다. 기술주들이 유망한 건 맞지만 너무 급하게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는 H지수의 전성기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츠의 켄 웡 펀드매니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H주식에 집중하는가"라고 반문하며 5년, 10년 전에는 H지수가 유용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