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원상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대립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뉴스핌=장주연 기자] 진정한 리더를 묻는 또 한 편의 영화가 극장가를 찾는다. 이번엔 시간을 꽤 많이 거슬러 올라갔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대립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정윤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이솜, 박원상, 배수빈이 참석했다.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왕세자로 책봉돼 분조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정윤철 감독은 “이걸 준비하던 2년 전은 리더십이 실종된 시대였다. 모두가 힘들었고 저도 울적했다. 근데 임진왜란에도 너무 비슷했던 상황이 있는 거다.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아들에게 나라를 맡긴 가운데 어린 세자가 대립군과 고난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새로운 리더로 성장해 나간다는 이야기였다. 그게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의 소재가 된 대립군에 관해서는 대립군의 명사수 곡수를 연기한 김무열이 입을 열었다. 그는 “실록을 비롯한 역사서에 실재했던 사람들로 조선시대 남의 군역을 대신해서 살았던 이들이다. 지금으로 이야기하면 있는 사람들이 돈으로 군역을 샀고, 없는 사람들은 그 돈을 받고 군역을 대신 살고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정재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대립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그런 대립군을 이끄는 수장 토우 역은 이정재가 열연했다. 이정재는 “이들은 하층민 중에서도 가장 낮은 계급일 거다. 아마 당시 가장 밑바닥에 있던 사람이 아닌가 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었다. 또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 생사를 함께 하다 보니 나 또는 가족을 위해 반드시 살아남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관람 포인트로 토우의 생존 액션을 꼽으며 “보통 사극 영화에서 칼 액션이 위험하다. 그러다 보니 동작이 거의 비슷하더라. 실제로 검으로 싸울 때 저럴까 의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사실 같은 액션을 찍고 싶어서 감독님, 무술팀과 상의해서 단순히 칼이 부딪치는 걸 최소화하고 몸을 쓰는 걸 줄였다. 그게 콘셉트였다”고 밝혔다.
박원상은 정식적 지주이자 의리파 조승으로 대립군에 합류했다. 박원상은 “생계, 생존 본능에 가까웠다”며 “토우가 대립군의 수장인 건 맞지만, 대립군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살아 돌아올 보장이 늘 없다. 수평적인 관계로 죽을 고비를 함께 넘어오면서 본능적으로 토우를 믿고 의지한다”고 말했다.
전란 속 조선을 이끈 왕 광해는 여진구가 맡았다. '색다른 광해'를 ‘대립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은 여진구는 “지금까지 왕 또는 왕세자의 흔한 이미지, 백성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나 태어날 때부터 완벽했을 것만 같은 모습이 아니다. 백성들과 함께 고생도 하고 현실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인간미가 넘치는 소년, 광해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솜은 의녀 덕이로 분해 광해 곁에서 그를 보위한다. 이솜은 “제가 해바라기처럼 누구를 바라보거나 챙겨준 적은 없었다. 근데 덕이에게 광해는 목숨보다 소중하고 하늘 같은 분이다. 그래서 안타깝고 애처로운 마음, 연민의 감정을 느껴야 해서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 이솜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대립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또 한 명의 광해 바라기(?). 광해의 충성스러운 호위대장 양사는 배수빈이 연기, 대립군과 대립각을 세운다. 배수빈은 쏟아지는 대립군의 불만에 “양사는 광해밖에 없는 인물이다. 근데 대립군이 계속 광해에게 함부로 하니까 그런 감정이 올라왔다. 그 감정을 손끝, 칼끝에 실었다. 난 죄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수많은 볼거리를 담은 ‘대립군’의 또 다른 백미는 정윤철 감독이 설명했다. 영화는 실내 세트 촬영을 배제하고 모든 장면을 올로케이션으로 처리했다. 그는 “모르는 곳에 정말 많이 갔다. 배우들의 원망의 눈빛, 증오감, 압박을 느꼈다”고 농을 던지면서도 “사실 CG, 세트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실제 분조는 1년 반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지냈다. 그걸 표현하고 싶었고 거기서 보이는 배우들의 감정이 중요할 듯해 본의 아니게 모두를 힘들게 했다. 그래도 좋은 장면으로 나올 거 같다”고 자신했다.
이어 정윤철 감독은 개봉 시기에 대해 “국민의 힘으로 좋지 않은 리더를 내려오게 하고 다시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래서 영화가 뜻하는 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겠다 싶다. 또 리더십을 떠나 백성이 결국 왕을 만들어낸다는 메시지도 있어 많이 공감할 거다. 아울러 이 영화는 이십세기폭스가 만든 첫 사극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한미동맹”이라며 연신 화합을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이정재는 “요즘 IPTV가 많이 발달됐다. 저 역시 극장에서 최대한 보려고 하지만, 또 IPTV로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대립군’은 극장에서 꼭 봐야 조금 더 생생하고 실감 나고 재미와 감동을 같이 느낄 수 있을 거라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대립군’은 오는 5월31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