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도 개선...유가, 배럴당 60달러 넘어야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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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송주오 기자] 자율적 채무재조정의 9부 능선을 넘긴 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Sonangol)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이전에 진행된 협상에서 소난골 측이 대우조선의 재무상태, 유동성 문제를 약점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다.
다만 저유가 기조가 지속된다면 협상이 큰 진전을 이뤄내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선 배럴당 60달러를 넘겨야 협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동의로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안 실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소난골과의 드릴십 인도대금 협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9년 대우조선이 건조한 드릴십.<사진=뉴시스> |
소난골은 대우조선의 유동성 문제를 악화시킨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기를 수주했다. 그러나 보증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서 1조원의 인도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소난골과의 협상에서 대우조선은 끌려다녔다. 소난골이 대우조선의 유동성 문제를 전략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드릴십 1기당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인하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도 스스럼없이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2월 소난골이 무리한 요구를 해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회장은 “(채무재조정을 통해) 경영이 안정되고 수주 활동이 개선된다면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자율적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협상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율적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되면 대우조선은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게 되고 회사채 상환 유예로 한 동안 재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우조선의 올해 수주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 들어 12억달러 어치를 수주했고 건조의향서가 체결된 미국 엑셀러레이트에너지의 LNG-FSRU 1척 및 현대상선 VLCC 5척을 포함하면 14억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15억달러)에 맞먹는 규모다.
관건은 유가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소난골은 드릴십을 운영할 차터로 쉐브론을 내정했다. 다만 저유가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운영에 나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소난골 문제 해결의 키는 유가에 있다”며 “유가가 배럴당 60~65달러 사이는 돼야 소난골이 드릴십을 가져가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총 5회차에 걸쳐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한다. 50% 출자전환과 50% 3년 만기유예 후 상환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전날 자정 무렵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원의 약 30%에 달하는 3887억원 어치를 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