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목포도착 3월 31일부터 14일까지
추모객 12만 방문…하루 노란리본 1만개
아이들 손잡고 온 가족 단위 추모객 발길
[목포=뉴스핌 황유미 기자] "이렇게 배 안에 누나·형들이 많았어. 물이 이렇게 들어오는데, 선장이 먼저 빠져나가고 누나·형들이 못 나온 거야. 하늘나라에 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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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 부두와 도로의 경계가 되는 철제 울타리에 걸려있는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 |
목포신항에서 진행 중인 '참사 3년, 잊을 수 없는 그날들' 사진전을 보며 한 어머니가 초등학생 아들에게 세월호 사고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희생된 아이들이 생각난듯 떨리면서도 다정한 목소리였다.
세월호 참사 3주기 하루 전날인 15일, 목포신항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미수습자 9명 찾기를 기원하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목포시와 전남도자원봉사센터 등에 따르면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누적 추모객은 12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로와 부두의 경계가 되는 철제 울타리에는 수만 개의 노란리본이 바람에 나부꼈다.
'마지막 9명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진실과 함께 모두 돌아오길'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셨으면 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시민들은 노란리본에 미수습자와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글귀를 썼다.
시민들은 울타리에서 철조망 사이로 멀리 보이는 세월호에 눈을 떼지 못했다. 누군가는 한숨을 쉬기도, 다른 누군가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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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철제 울타리 너머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
울타리에 '잊지 않겠습니다. 예쁜 아이들'이라고 적힌 리본을 매단 신은옥(여·59·전남 목포)씨는 "(세월호를 직접 보니) 같은 엄마로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런 사고가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도, 학교도 다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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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 하루 전날인 15일, 목포신항에서 열리는 사진전을 보며 한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사고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
가족 단위 추모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 많았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세월호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를 설명해주거나 추모 리본을 울타리에 다는 것을 도와줬다.
7살 아들과 함께 전북 전주에서 온 나모(여·39)씨는 "자식을 가진 부모 마음으로 왔다"며 "사고 직후 안산분향소는 갔었고 팽목항을 못갔었다. 진작에 (목포신항에)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왔다"고 울먹였다.
6, 8살 아들의 손을 잡고 온 정소연(여·31·전북 익산)씨 역시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세월호 사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아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수학여행 잘 갔다오라'고 말했을텐데 그 다음날 못보게 된거니,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내와 딸과 함께 목포신항을 방문한 임종삼(남·61)씨는 "세월호를 실제로 보니, 뭐라고 해야할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저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까지 목포신항을 찾는 시민들이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관계자는 "오늘 준비한 노란리본 8500개가 추모객들에게 전달됐다. 새로 만든 노란리본까지 합치면 1만개 정도 리본이 추모객들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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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 부두와 도로의 경계가 되는 철제 울타리에 희생자와 미수습자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은 리본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