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설명회서 직원들 불만...금명간 공지 예정
[뉴스핌=최유리 기자] 최근 인원 40% 감축 등 고강도 쇄신안을 마련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희망퇴직에 나선다. 하지만 내부 불만으로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경련회관의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이번주 내로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전경련 직원은 130여 명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파견된 직원을 포함하면 200여 명 규모다.
전경련이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03년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현명관 상근부회장은 희망퇴직 등 인력 구구조정을 단행해 직원 30명 이상을 감축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해 기업 형태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에서였다.
희망 퇴직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전례를 따라 24개월을 상한선으로 놓고 5~6개월치 급여에 근속 연수 만큼을 더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노사 협의지만 내부 불만이 높아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12일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나 절차 진행에 대한 내부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경련 내부 관계자는 "조직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직원들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았다"면서 "전경련도 성토의 장이 될까 우려했는지 설명회를 직급별 쪼개 진행했다"고 토로했다.
향후 복지 삭감에 대한 협의도 남아있다. 자녀 교육비, 명절 상품권 지급 같은 복리후생비 폐지를 포함해 직원 활동비 삭감 등이 알려졌으나, 복지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혁신안 발표'에서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관한 사과를 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전경련이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회원사의 회비 수입이 3분의 1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4대 그룹 등 주요 회원사가 탈퇴하며 재정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앞서 전경련은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간판을 바꾸면서 조직과 예산을 40% 감축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내놨다. 기존 7본부 체제를 1본부 2실 체제로 바꾸고, 조직 내 팀 수를 23개에서 6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로 지적받았던 사회협력회계도 폐지하기로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위원회·협의회 등을 통한 소통 기능과 한미재계회의 등 민간경제외교 역할에만 집중하겠다"며 "불필요한 조직은 전면 축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