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1년사이 47% 급등..새로운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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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1년 사이 50% 가까이 폭등한 반도체 종목에 ‘사자’가 끊이지 않을 기세다. 트럼프 랠리가 꺾이면서 차익실현이 나올 만 하지만 강세론이 시들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냉장고부터 자동차까지 반도체 칩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사진=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30개 반도체 칩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지난해 4월 이후 47% 뛰었다.
기업 합병과 신제품 주문이 전례 없는 폭증을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이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반도체 섹터의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28배로, S&P500 지수의 22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 12개월 사이 관련 종목은 금융주를 제외한 주요 섹터를 모두 제치고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월가는 반도체 칩 업계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외에 냉장고를 포함한 가전과 자동차까지 인터넷 및 첨단 서비스가 접목되면서 관련 칩이 과거에 없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가전과 자동차가 앞으로 더욱 ‘스마트’ 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반도체 칩 업체들의 성장 및 수익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일례로,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자동차용 칩의 판매 규모는 지난 2014년 3월 약 65억달러에서 지난해 9월 말 약 78억달러로 늘어났다.
새로운 시장이 급속하게 열리고 있어 과거에 적용했던 밸류에이션이 무의미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애널리스트의 주장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계의 통폐합에 따른 비용 감축과 제품 가격 인상 및 이익률 상승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매수 전략이 늦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루프 캐피탈 마켓의 벳시 반 히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칩 산업은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며 “밸류에이션이 높지만 수익성 향상이 이를 정당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실적 개선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1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지난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분기 매출액 전망을 56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평균 예상치인 48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칩 시장이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메모리칩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올해 업체 합병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다. 올들어 10억달러 이상 인수합병(M&A)은 두 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13건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장 영역에 따라 수익성 향상의 폭이 차별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포트 피트 캐피탈 그룹은 무인 자동차를 포함해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칩 업체가 유망하다고 전했다.
포트 피트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칩 전반의 전망이 밝지만 이 가운데서도 도태되는 업체가 생겨나기 마련”이라며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가려내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월가는 AMD와 엔비디아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전략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주가 상승폭이 경쟁사에 비해 큰 데다 수익성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 골드만 삭스는 AMD에 대해 ‘매도’ 투자의견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