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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에어컨 '벌써 한여름'…전자업계 B2B 각축전

기사입력 : 2017년04월06일 11:40

최종수정 : 2017년04월06일 11:40

신제품 출시·영업망 강화, B2C 제품 매출 역전 목표

[뉴스핌=최유리 기자] 전자업계의 기업용 시스템 에어컨 시장 경쟁 열기가 뜨겁다. 각사는 신제품 출시와 영업망 강화를 통해 기업간 거래(B2B)에 공들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에어컨 사업의 B2B 매출을 B2C보다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은 특히 시장 점유율이 낮은 해외 시장이 타깃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집중 공략하는 곳은 유럽이다. 지난 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에어컨 전문 판매 법인을 설립하고 영업망 강화에 나섰다.

판매 법인은 그간 유럽 17개국에 산재해있던 에어컨 판매 조직을 통합해 생활가전사업부 산하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킨 것이다. 별도 법인으로 영업망을 늘리고 현지 맞춤형 상품 기획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4년 북미 시장에서 에어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문 유통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한 것에 이어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제 냉난방 공조 설비 박람회인 '2017 AHR 엑스포'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 <사진=삼성전자>

제품군도 확대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기존 가정용 무풍에어컨의 냉방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 에어컨 '무풍 원웨이 카세트'를 내놨다. 1만여 개 작은 구멍에서 냉기를 균일하게 분포시켜 바람이 몸에 닿지 않으면서도 시원함을 유지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B2B 매출 비중이 40% 수준이었지만 수주 확대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시스템 에어컨을 포함한 공조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 매출을 늘리면서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다.

LG전자도 B2B 에어컨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40%에서 50%로 끌어올린 흐름을 이어가 올해는 60%까지 내다보고 있다.

미국 텍사스 공공 시설인 '베어 카운티 법원', 사우디아라비아 대규모 관공서 단지에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LG전자는 지난 2월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휘센 시스템 에어컨을 출시했다. 인체감지 센서로 사람들의 위치를 감지해 냉난방과 공기청정 기능을 스스로 조절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 사람이 몰려있는 곳에는 더 차가운 바람을 집중적으로 보낸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시스템 에어컨에 집중해 B2B 부분에서 성장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며 "사업부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성장을 가져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제 냉난방 공조 설비 박람회인 '2017 AHR 엑스포'에 마련된 LG전자 부스 <사진=LG전자>

이런 가운데 캐리어에어컨과 대유위니아 등 중소가전업체도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내부적으로 올해 시스템 에어컨 매출을 전년 대비 20%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관련 영업 인력을 15% 늘렸다. 전체 매출에서 70% 가량을 차지하는 김치냉장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대유위니아 홍보팀 관계자는 "시스템 에어컨으로 B2B 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삼성과 LG가 양분하고 있지만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올해 1분기 수주 상황도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캐리어에어컨은 지난해 말 여의도 IFC빌딩에 시스템 에어컨 공급을 시작으로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은 시스템 에어컨을 포함한 산업용 공조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에어컨 시장 추산규모는 90조원이다. 이 중 B2B 시장은 절반인 45조원 규모다. 업무용 에어컨 업체 일본 다이킨공업이 40% 가량을 점유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점유율은 5%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이나 대형 쇼핑몰에 들어가는 시스템에어컨은 에어컨뿐 아니라 TV, 디스플레이 등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업체도 경쟁력이 있다"며 "가정용 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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