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상승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등락이 좁은 박스권을 뚫지 못했다. 중미 정상 회담과 1분기 실적 등 변수들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오는 23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가 선두를 달릴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9.03포인트(0.19%) 상승한 2만689.2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32포인트(0.06%) 오른 2360.1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93포인트(0.07%) 소폭 오르며 5898.61에 마감했다.
오바마케어 폐지가 좌절된 이후 세금 인하부터 인프라 투자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이행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경제 지표 개선과 1분기 실적 기대가 가파른 조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로 급등한 종목이 연초 이후 급락한 가운데 시장 지수는 당분간 뚜렷한 방향 없이 보합권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마스 마틴 글로발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세금 인하를 포함해 주가 랠리에 불을 당긴 재료들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증시가 추가 상승 모멘텀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뚜렷한 호재가 나타나기 전까지 지수는 미지근한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우드 전략가는 “미국 경기 사이클이 안정을 이루고 있지만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금융권의 도드 프랭크법을 크게 손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이에 대한 흥분을 찾기는 어려웠다. 전반적인 대선 공약의 이행 여부를 둘러싸고 회의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7일 발표되는 3월 고용 지표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1분기 실적이 호조를 이루는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는 금융시장을 흔들지 않고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상무부가 발표한 2월 무역수지 적자가 9.6% 감소한 436억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공장재 주문이 전월에 비해 1.0% 증가해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1.6% 급등한 가운데 관련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캐터필러가 2% 이상 올랐고, 마라톤 정유 역시 2% 상승했다.
스태플스는 피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0% 가까이 폭등했고, 랄프 로렌은 맨해튼 5가 영업점 폐쇄 및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4.4%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