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한 데다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상향 조정된 한편 1분기 기업 실적이 주가에 버팀목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상쇄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9.17포인트(0.33%) 상승한 2만728.4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93포인트(0.29%) 오른 2368.0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6.80포인트(0.28%) 상승한 5914.34에 마감했다.
헬스케어 법안 무산에 따른 급락을 모면한 뉴욕증시는 일정한 방향 없는 보합권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가운데 탄탄한 경제 지표가 주가 급락에 제동을 거는 양상이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2.1%로 집계, 시장 전망치인 2.0%와 지난달 발표된 수정치 1.9%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2016년 경제 성장률은 1.6%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5만8000건으로 전주 대비 3000건 줄어들었다. 미국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진입했다는 것이 투자자와 정책자의 공통된 평가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제 지표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탄탄하다”며 “당분간 지표를 호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주가 흐름에 대해 “1분기 종료를 불과 하루 앞둔 데 따라 펀드매니저들이 윈도 드레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수일간 증시는 보합권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 캐피탈 마켓 최고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정책 실패로 인한 주가 조정을 예상했지만 조정은 모두가 예상할 때 나타나지 않는다는 증시 격언이 확인된 셈”이라며 “정책 측면의 악재와 기업 실적 측면의 호재가 힘겨루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회가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주가가 커다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연장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가 1.7% 상승하며 배럴당 50.3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3주간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유가는 올들어 6% 이상 떨어졌다. 전날 발표된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가 또 한 차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유가는 OPEC이 감산 연장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 탄력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금융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가 1% 이상 뛰었고, JP모간과 씨티그룹이 각각 0.9%와 1.9% 상승했다. 유나이티드 헬스도 0.9%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자이온스 뱅코프가 2.6% 급등했고, 리전스 파이낸셜 역시 2.6% 오르는 등 지역은행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SPDR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가 3.1% 랠리했다.
반면 요가복 업체인 룰루레몬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목표 주가 하향 조정에 23% 폭락했고, 나이키도 1% 이상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