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외 M&A 사상 최대..유럽 피인수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1분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지역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미국 기업들의 해외 M&A가 사상 최고치를 이룬 한편 중국 기업들의 해외 자산 인수가 정부의 자본 규제로 인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기업의 타깃으로 부상한 유럽 지역의 M&A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룩소티카 <사진=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올해 1~3월 유럽 지역의 M&A가 2153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급증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주식시장 랠리에 불을 당긴 데 따라 유럽 기업의 상대적인 저가 매력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1분기 미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114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는 869억달러로 2014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에 따른 파장을 반영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본 규제로 인해 중국 기업의 발목이 잡힌 것도 해외 기업의 미국 M&A가 급감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1분기 중국 기업이 발표한 해외 M&A는 불과 238억달러로,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0억달러를 훌쩍 넘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자본 규제로 인해 올해 중국의 M&A가 부진할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 밖에 미국 정부의 보호주의도 중국 M&A에 흠집을 냈다. 중국 기업의 M&A에 가장 커다란 걸림돌은 자금보다 정책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편 1분기 글로벌 M&A는 전년 동기에 비해 7% 증가한 7265억달러로 파악됐다.
로펌 폴 보아스의 스콧 바샤이 이사는 FT와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이 강력한 밸류에이션과 유리한 환율, 우호적인 자금 조달 여건 등에 힘입어 해외 기업에 적극적으로 베팅했다”고 설명했다.
리온 칼바리아 씨티그룹 기업고객 회장은 “기업 측면에서 M&A 시장의 여건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다만 기업 경영자들은 세금 인하와 보호주의 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대한 명료성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들어 최대 기업 M&A는 3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존슨 앤 존슨의 스위스 생명공학 업체 악텔리온 인수와 500억유로로 발표된 이탈리아 선글라스 업체 룩소티카와 프랑스 안경 업체 에실로르의 합병이다.
미국 페인트 업체 PPG는 네덜란드 악조 노벨과 237억달러 규모의 합병안을 놓고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는 유니레버에 1430억달러에 유니레버 인수 제안을 냈으나 거절 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