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현주(왼쪽부터), 장혁, 김상호, 조달환, 지승현이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보통사람'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뉴스핌=장주연 기자]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보통사람’이 베일을 벗었다.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보통사람’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봉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손현주, 장혁, 김상호, 조달환, 지승현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봉한 감독은 ‘보통사람’에 관해 “기존의 작품과 비교하거나 레퍼런스로 삼지는 않았다. 처음 이 영화 할 때 촬영장 콘셉트는 투샷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극도로 가까이 가는 카메라와 화면 분할했을 때 느낌이 어떨까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 가지 실제 사건들도 섞여 있다. 최초의 연쇄살인마나 박종철 이야기를 가져왔다. 1975년과 1980년대가 합쳐져도 변하게 없더라. 우리 영화는 팩션 맞다. 픽션과 팩트의 경계점에 있다. 자세히 보면 몇 가지 숨겨놨는데 찾아봐 주면 재밌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봉한 감독은 또 제목 ‘보통사람’에 관해서는 “역설적인 제목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많은 이의 충고가 있었다. 보통사람으로 사는 게 가장 힘들고 어려워서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1987년 이후 한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 역시 그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손현주가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보통사람'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보통사람’을 이끄는 보통사람 강성진은 손현주가 열연했다. 특히 손현주는 가슴 절절한 부성애 연기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는 “1980년도의 아버지가 2017년도의 아버지가 다른 점이 있을까 생각했다. 물론 환경적으로 다른 건 있어도 크게 다른 점은 없다고 봤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버지가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지키고 아내를 지키는 마음은 똑같다.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지금도 제게 그런 상황이 닥치면 대단히 고민될 듯하다”고 털어놨다.
강성진의 인생을 뒤바꾸는 안기부 실장 최규남은 장혁이 연기했다. “배역은 미워해도 배우는 미워하지 말아 달라”던 장혁은 “두 신을 제외하고는 감정을 뺀 상태로 갔다. 의무적으로 대화를 툭툭 던졌다. 속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연기를 했다. 또 독선적, 감정 없는 벽 느낌을 표현해보고자 했다. 시대와 상관없는 인물을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혁의 말과 달리 최규남은 특정 인물을 연상케 한다. 이와 관련, 장혁은 “이런 말이 나올까 봐 두려웠다”면서도 “저는 성대모사를 한 것도, 누구를 모티브로 한 것도 없다. 여러 시대를 보면 소통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을 생각하다 보니 권유형으로 말이 나왔고 말투가 그렇게 된 듯하다. 절대 성대모사를 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배우 장혁이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보통사람'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물론 영화 속에는 대놓고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도 있다. 김상호가 연기한 추재진과 조달환이 연기한 김태성이 그렇다.
먼저 추재진은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에서 영감을 얻었다. 김상호는 “이상호 기자가 소속된 방송사에서 몇 번의 해고를 당했다. 그러다 마지막에 또 나왔다. 되게 화가 난 상태인 거 같았다. 그때 이상호 기자를 생각했을 때 그 사람은 어떻게 일상을 살고 정치인 인터뷰는 어떻게 했을까 연기적으로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태성은 최초의 연쇄살인마 김대두가 모티브가 됐다. 극중 이름 역시 큰 ‘대’, 별 ‘두’ 의미를 그대로 따와 클 ‘태’, 별 ‘성’으로 바꿨다. 김태성을 위해 체중 감량까지 했다는 조달환은 “74kg에서 66kg까지 뺐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살 빼는 게 제일 힘들었다. 실제로 중간에 빈혈도 많이 와서 캐릭터를 잊은 적도 있다. 헛것도 보였다. 인간적으로 캐릭터와 상충돼서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봉한 감독은 “우리 영화는 30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성진이 버텨온 30년의 이야기다. 성진이 법정에서 일어나는 건 일종의 ‘곤조’다. 화내지 않고 웃는 얼굴이 보통사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라 생각했다. 영화가 내포하는 건 30년을 버텨온 보통사람의 주름진 얼굴과 앉으라고 해도 앉지 않는 의지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통사람’은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23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