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대선후보 인물탐구②] 안희정, '버니 샌더스'에서 '토니 블레어'로

기사입력 : 2017년03월17일 09:38

최종수정 : 2017년03월17일 10:13

민주주의, 정당정치, 협치, 의리에 대한 강고한 믿음
모호한 화법, 도덕적 비판, 고집스러움은 비판 받아

[뉴스핌=조세훈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는 통합과 협치를 강조한다. 숱한 논란과 야권 지지층의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연정 노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그가 수차례 되뇐 '민주주의자 안희정', '30년 정당정치인'으로 대변되는 삶의 궤적과 소신 때문이다.

안 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모호하고 다소 훈계조의 말본새에서 비롯한다. 정책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고려대 철학과 제자인 안희정 지사를 놓고 "그의 말은 이해가 잘 안간다"고 했다. 젊은 시절, 날선 이념의 소유자였던 그가 지금처럼 둥글게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인 안희정, 대선후보 안희정을 읽는 핵심 키워드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선후보 공명경선 선언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형석 사진기자 leehs@

▲ 선택의 순간 : 스스로 짊어진 수감의 멍에

대선 정치자금법 위반은 안 지사 정치인생의 흑역사다. 2002년 대선 당시 벌어졌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문제는 갓 출범한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주는 사안이었다. 대선 당시 캠프내 회계책임자였던 안 지사는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졌다. 불법 대선자금 수수를 전부 시인하고 일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2004년 5월5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저를 무겁게 처벌해 법의 정의 앞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게 해달라"고 했다. 이로써 안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임에도 참여정부 내내 권력 핵심부에 다가서지 못했다.  

안 지사는 원칙을 중시한다. 지난 2014년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대했지만, ‘환경영향평가’란 제도적 장치에 근거해 원칙을 지켰다. 진영 논리를 벗어난 갈등해결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도지사로서 행정능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충남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다. 담수는 마르고 가정에 식용수를 공급하기도 벅찬 상황이 예견됐다. 안 지사는 이명박 정부의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정부에 공주보와 백제보에 확보된 금강물을 예당저수지와 보령댐으로 보내는 도수로 사업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 성사시켰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반대했지만 가뭄 해결이란 당면 과제를 풀기 위해 유연한 실용주의 입장을 보였다. 

▲ 삶과 정치여정 : 버니 샌더스에서 토니 블레어로 

안희정의 젊은 시절은 '버니 샌더스'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에서 한 평생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외길 인생을 살아온 샌더스는 자신이 믿는 '이념'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반세기 넘는 그의 정치 인생은 타협보다는 투쟁에 익숙했다. 젊은 안희정도 비슷하다. 고등학교 시절 '러시아 혁명사'를 읽으며 젊은 혁명가를 꿈꿨다. 남대전 고등학교 입학 반년 만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제적당하고, 재입학한 서울 성남고에서도 3개월 만에 자퇴했다. 제도권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는 '운동가'의 삶이었다. 1983년 고려대학교 입학 후에는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고려대 애국학생회 결성, 반미청년회 결성 등 학생운동 지도부로 활동하며 두 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수감 생활은 그의 인생에 중대한 변곡점이 됐다. 시련인 동시에 담금질의 시간이었고, 정치인 안희정이 탄생하는 전기가 됐다. 옥살이 이후 안희정은 한국판 '토니 블레어'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지난 1997년 44살의 나이로 영국 총리가 된 토니 블레어 노동당수는 이념보다 실용성을 강조한 '제3의 길'을 주장했다. 신노동당을 선도하며 좌, 우로부터 높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대화와 타협을 중요하게 여겼다.

안 지사도 2010년 이후 재선 충남도지사를 수행하며 '실용주의 중도노선'을 걸었다. 그는 "서로 미워하고 상대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여소야대인 충남도의회와 큰 갈등과 대립 없이 도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혁명가에서 의회주의자로 변신한 안희정. 아직까지 국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그의 변화는 국민들에게 '이유 있는 소신'으로 다가갈 수도, '원칙 없는 타협'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 좌우명 : 역지사지(易地思之)

한 매체 인터뷰에서 안희정은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좌우명으로 꼽았다. 강렬한 투쟁가에서 포용하는 실용주의자로 바뀌는 데는 인생관, 세계관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 안 지사는 “우리 사회에서의 모든 논쟁이 그 사람 마음 속이 선하냐, 악하냐를 가지고 너무 싸우기 때문에 문제다. 그가 시민의 공적 생활에서 어떤 행위를 했느냐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는 그 행위 앞에 책임을 져야 하고 그 행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해서 선의다, 악의다라고 싸우는 것 자체가 너무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치의 ‘묻지마 대결’ 대신 대화와 협치를 구성하기 위해선 먼저 상대방을 대화의 한 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안 지사의 철학이다. 다만 그의 변화를 여전히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근본적인 변화, 때로 파격적이고 철저한 청산이 필요한 지금, 그가 말하는 대연정은 과감한 시도일 수도 어정쩡한 봉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안희정의 말말말 : "나는 폐족입니다."

안희정은 '의리파'다. 노무현 정부의 유산과 빚을 모두 감내했다. 수감 생활 이후 스스로 공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고 자신이 감당해야 할 길을 묵묵히 걸었다. 

"친노인 나는 폐족입니다."

그런 안희정이 2007년 17대 대선 패배 이후 남긴 말이다. 2008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되었을 때도 '친노 폐족'을 선언하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과거의 선도투쟁 방식으로는 여름 한철 벽에 붙어있다 파리채에 맞아죽은 파리 시체와 같은 흔적을 남길 수 있을 뿐 역사를 바꾸지는 못한다"

안 지사가 2011년 8월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던진 말이다. 정치인은 이념보다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실용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학자 막스 베버가 선한 동기만으로 행위의 도덕성을 평가하면 안 되고, 행위가 가져온 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윤리' 실천과 궤를 같이 한다. 

"그분(이명박, 박근혜)들도 선한 의지로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 그랬지만 뜻대로 안 된 것이다."

부산의 한 대학에서 강연 도중 나온 '선의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두 전직 대통령을 비호하는 것이냐는 지지자들의 비판에 안 지사는 끝까지 '선의 발언'의 정당성을 고집했다. 여파는 컸다. 발언 직전 20%를 넘어선 지지율이 10% 초반으로 급락했다. 안 지사는 뒤늦게 사과를 했지만 만시지탄(晩時之歎)이었다. 발언의 모호성과 특유의 고집스러움은 안 지사가 넘어야 할 과제다.

▲ 안희정의 사람들... '작은 캠프' 실용주의 추구

안희정 캠프는 단출하다. 대규모 사단을 구성하기보다는 기동성과 팀워크로 무장된 오랜 측근들로 캠프를 구성했다. 그리고 젊다. 정책 담당인 서누리 변호사를 비롯해 실무진의 나이는 30~40대다. 최근엔 박영선, 변재일 의원 등 의원멘토단이 합류해 노련함을 더했다.

안희정 캠프의 주축은 '금강팀'이다. 금강팀은 2002년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인 국회 앞 금강빌딩에서 호흡을 맞춘 사람들이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 서갑원 전 의원 등이 핵심 인사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이들도 합류해있다. 캠프 상황실장인 윤원철 전 행정관, 홍보기획을 맡은 장훈 전 행정관 등이 있다.

젊은 실무진을 돕고자 노련한 원내 의원들이 최근에 안 캠프에 합류했다. '정책통'인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책단장이다. 4선 중진 박영선 의원이 '의원멘토단'을 이끌고 이철희·기동민·어기구 의원은 각각 총괄, 비서실장, 노동조직 담당을 맡는다. 박수현 전 의원은 대변인, 김종민·정재호·조승래 의원이 캠프에서 각각 홍보기획, 조직, 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정책 자문그룹은 전문가 그룹 '홈닥터'가 돕는다. 경제는 재벌개혁론자인 박상인 서울대 교수, 복지는 양재진 연세대 교수, 이재완 공주대 교수가 맡는다. 외교·안보 분야는 이흥규 아주대 교수, 남기정 서울대 교수, 과학 분야는 이현숙 서울대 교수와 신석민 서울대 교수가 담당한다.

<안희정 약력>

1965년 충남 논산 출생 / 1980년 남대전고등학교 중퇴 / 1981년 서울 성남고등학교 자퇴 / 1983년 고려대 철학과 입학 / 1989년 통일민주당 김덕룡 국회의원 비서 1990년 민주당 이철 사무총장 비서 / 1994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장 / 2002년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대선후보 캠프 정무팀장2003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열린우리당 논산·계룡·금산지구당 창당준비위원장 / 2005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2007년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 / 2008년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민주당 최고위원 / 2010년~현재 36·37대 충남지사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사진
[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