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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 신민아, 고소영이 줄지어 브라운관에 컴백했다. <사진=Newspim DB> |
[뉴스핌=최원진 기자] 90년대 우리가 사랑했던 배우 이영애, 신민아, 고소영이 화려한 컴백을 꿈꿨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영애의 13년 만에 복귀작이자, 제작비 200억원이 투자된 사전제작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시청률 9~10%에서 머물고 있다. 또 신민아가 주연한 '내일 그대와'는 1%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케이블 방송임을 감안해도 저조한 성적이다. '완벽한 아내'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을 찾은 고소영도 마찬가지다. 공중파 방송임에도 불구 시청률 4%도 넘지 못하는 쓴맛을 보고 있다.
13일 방송한 '완벽한 아내' 6회의 시청률은 3.5% (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피고인'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비하면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8일 방송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 14회 시청률은 10.5%다. 극 중반부가 되서야 겨우 10%대에 진입했다. 신민아가 주연하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 12회는 1.1%에 머물렀다.
방송 전부터 이들은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유는 이들 모두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배우이기 때문이다. 이영애의 인생 작품 '대장금'은 무려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류 드라마의 기반을 닦았다. 고소영은 과거 세련된 미모로 CF퀸에 등극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신민아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통해 '로코퀸'이란 이미지를 구축했다.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이들이다. 아직도 과거 인기에 젖어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듯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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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사임당 빛의 일기'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홈페이지> |
◆ 13년 만에 복귀작도 사극·사전제작 리스크까지
이영애가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복귀작 역시 사극이었다. 이에 그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도 클 수 밖에 없었다. 사극 '대장금'에서 이영애는 '장금이'를 연기하면서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 하지만 '신사임당'은 전통 사극이 아닌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픽션에 가까웠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엔 부족했다. 또한 100% 사전제작 드라마란 부분도 걸림돌이었다. 대본 수정이나 재촬영이 불가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없다. 이대로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된다면 이영애의 복귀는 사실상 실패일 가능성이 크다.
◆ 신비주의 이미지는 깼지만…대표작 없어 '글쎄'
고소영이 이번 작품에 임하는 자세는 남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만의 작품이다. 그는 "내 나름대로 계획적인 삶을 살았다. 작품은 접할 수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다"며 그간 긴 공백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중들이 고소영을 오랜 기간 추억하기에 내로라할 대표작이 없었다. 성준도 "고소영을 알고 있었냐"란 질문에 12년도 더 된 "청바지 CF"라고 답할 정도다. 고소영은 억쎈 아줌마 심재복 역을 통해 "신비주의, 깍쟁이 이미지를 깨고 싶다.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란 진심 어린 마음을 드러냈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여러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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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민아 주연의 tvN '내일 그대와', 고소영 주연의 KBS 2TV '완벽한 아내' 포스터 <사진=tvN·KBS 2TV 홈페이지> |
◆ 한결 같은 원조 '로코퀸'…어떻게 보면 '식상'
신민아 하면 원조 '로코퀸'이란 수식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천방지축 구미호 역으로 등장, 로맨스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다.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오 마이 비너스'에서도 러블리한 연기를 십분 발휘해 신민아란 여배우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또 로코다. 유제원PD는 "타임슬립이란 장르적 요소 있지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로코물"이라며 '내일 그대와' 장르를 정의했다. 전작과 무엇이 다를까? 신민아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는 구미호란 판타지 요소가 있었다. 이번 작품은 현실에 있을 법한 여자를 연기했다"며 본인도 뚜렷한 답은 내놓지 못했다. 신민아 하면 '로코퀸'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의 연기 변신을 통해 다른 매력도 보고싶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대중들의 시청 기호도 마찬가지다. 90년대 풍미했던 배우들의 컴백은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당대의 인기에만 편승한다면 '원히트원더'에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대중들이 배우들에 원하는 건 기본적 소양인 연기와 공감가는 캐릭터가 아닐까.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