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담담한 분위기지만…유커 급감 대책도 없어 '전전긍긍'
[뉴스핌=함지현 기자] "중국인 고객들이 많이 못오게 된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요. 직원들끼리 그런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손님이 있으니 평소와 같이 일 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한국 여행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기점으로 삼은 '중국 소비자의 날'(15일)을 하루 앞둔 14일 롯데면세점에서 만난 한 매장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14일 롯데면세점 모습<사진=함지현 기자> |
실제 이날 오전 직접 찾아본 이 곳은 이전과 큰 변화는 없어보였다. 여전히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가득 차 있었고,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화장품 매장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계산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다.
다만 다소 이른 시간에 방문한 탓인지 화장품을 제외한 매장에는 한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성 조치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제한하고 나서면서 관광객이 급감하면 직접적인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체감상 와닿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아직까지 외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듯한 면세점이지만, 롯데면세점을 포함한 모든 면세업계는 여전히 긴장의 끈은 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 입국객이 급감한다면 면세점의 손해도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성장을 멈춘 유통업계 내에서도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됐는데, 그 배경에는 매출의 약 70% 가량을 책임지는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이 있었다.
한국 단체관광 및 여행사를 통한 발권·예약 업무를 대대적으로 중단한 중국 당국의 조치는 얼핏보면 단체관광을 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제한하는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개별관광객 중 절반 가량도 현지 여행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만큼 전방위적인 제재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국인 단체관광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신규 면세점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 등은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의 비중이 5:5 혹은 6:4정도이지만,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큰 만큼 일정부분 손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면세점 차원에서 나서서 할 수 있는 대책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각 면세점들은 그동안 단체 관광객이 아닌 개별 관광객, 이른바 '싼커(散客)'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지만 아직까지는 완벽한 보완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는 끌어올리지 못했다. 또 현지에서 반한감정이 확산될 경우 자의적·타의적으로 개별 여행을 거부하는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다고 해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공백을 매우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눈에 띄지 않지만, 오는 15일 이후 관광객이 급감하면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와 마찬가지로 눈에 띌 정도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장기적으로 면세점의 매출이 급감하는 악재이지만 업체별 대응에 따라 피해 정도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한다.
한국신용평가측은 "경쟁 심화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증가한 송객수수료가 수익성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매출액 대비 최대 20%에 이르는 송객수수료가 절감될 수도 있다"며 "영업수익성 감소폭은 업체별로 상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