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회장직 맡아
[뉴스핌= 이홍규 기자] 유럽 최대 은행 HSBC가 AIA그룹의 마크 터커 최고경영자(CEO)를 차기 회장으로 임명했다. HSBC가 외부 인사를 회장으로 기용한 것은 152년 역사 이래 처음이다.
지난 13일 HSBC는 성명을 통해 터커가 이사회 임원으로 참가하고 나서 한 달 뒤인 오는 10월 1일부터 회장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더글라스 플린트 회장 후임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이 소식에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HSBC 주가가 2% 넘게 강세를 보인 반면, AIA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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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터커 <사진=블룸버그통신> |
HSBC의 새 회장이 될 터커는 AIA그룹 이전에도 영국 프루덴셜에서 2009년까지 CEO를 맡았다. 앞서 영국의 모기지업체 HBOS에서도 2005년부터 2년간 CEO를 지냈다. 2012년부터는 골드만삭스 이사로도 재직 중인데, HSBC의 회장에 취임하면 그만둘 것으로 보인다.
회장에 취임하면 그는 돈세탁 혐의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HSBC를 구원해야 한다. 특히 첫 번째 임무는 새 CEO를 물색하는 일이다.
현 CEO인 스튜어트 걸리버는 2011년부터 HSBC를 이끌며 꾸준히 성과를 내왔다. 그러나 걸리버는 HSBC가 돈세탁 혐의로 처벌 대상에 오르자 아시아 자회사 일부를 매각하며 법무부에 낼 벌금을 마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럽 최대 은행의 자리를 지켜냈다. 터커는 걸리버의 후임으로 뛰어난 역량을 갖춤과 동시에 자신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인재를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HSBC는 원래 내부 승진을 전통으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에 외부 인사인 터커를 회장직에 임명함으로써 그 전통은 깨지게 됐다. 새 CEO도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