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비정규직 15년 차 ‘만년 알바생’ 장영실(강예원)은 35살에 어럽게 국가안보국 댓글 요원으로 취업한다. 하지만 그조차 임시직. 결국 2년 후 장영실은 해고 위기에 처하고, 그즈음 안보국 박차장(조재윤)은 보이스피싱으로 안보국 예산을 날린다. 사건을 은폐시키고자 했던 그는 장영실을 설득,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시킨다. 그러나 그곳에는 이미 사건 해결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경찰청 형사 나정안(한채아)이 잠복근무 중. 이에 두 사람은 뜻하지 않은 공조를 하게 된다.
멀리는 ‘투캅스’(1993) 가깝게는 ‘공조’(2017)에 이르기까지,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그간 충무로에서 자주 봐온 전형적인 첩보 코미디 버디물이다. 실제 영화는 으르렁거리다 하나가 되고 다시 의심하고 화해한다는 익숙한 전개를 취한다. 또한 모든 첩보 코미디가 그렇듯 곳곳에 액션신을 깔고 코믹한 상황을 배치해 적절한 웃음을 챙긴다.
앞선 작품들과 다른, 구미를 당길만한 지점이 있다면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이 여성 캐릭터라는 것. 충무로에서는 흔치 않은 설정이다. 더욱이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다. 단아함을 벗은 한채아의 변신은 신선하고, 강예원의 물오른 코믹 연기는 단연 이 영화의 백미.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일등 공신이다. 여기에 조재윤, 남궁민, 김민교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이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단순 소비용 캐릭터가 너무 많이 등장, 산만하다는 점은 아쉽다.
소재와 주제가 현 사회와 맞닿아 있다는 건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보이스피싱에서 시작해 비정규직 문제로 연결된다. “결국 함께 가는 사회인데 누군가는 동떨어져야 하는 시대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김덕수 감독은 현 세태에 코미디적인 상상력을 더해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대단히 세련된 방식은 아니나 전달력은 충분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주)스톰픽쳐스코리아>